- 지역사회, 감사 때부터 예견 성토
- 해수부 북항사태 해결 조치 주장
- 새 단장 업무 파악에 시간 걸리고
- ‘부건소’ 넘어간 권한 회복도 희박
- 1단계 사업 내년 준공 차질 우려
해양수산부가 정성기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 전격 경질이라는 ‘보복성 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그동안 진행했던 감사의 목적이 ‘추진단 죽이기’였다는 의구심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에 청와대의 진상 규명과 문성혁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또 추진단장 교체 등으로 인해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도 애초 목표였던 대통령 임기(내년 5월) 내 준공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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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항 트램 조감도. 국제신문DB |
해수부는 3일 정 단장을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계획조사과장으로 임명하는 등 이번 북항 사태와 관련한 몇몇 보직의 인사 조치를 강행했다. 해수부 측은 이번 인사가 ‘북항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한 조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정 단장의 경질은 감사 때부터 예견됐던 것이라는 점에서 해수부가 애초 계획대로 인사를 밀어 붙였다고 성토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트램(노면 전차) 건설 등 북항 공공콘텐츠 사업을 돌연 중단시킬 때부터 ‘특정 의도’를 갖고 감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업이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재정사업’이라는 논리를 시종일관 들고 나온 것도 어떤 식으로든 추진단의 역할에 제동을 거는 한편 부산항건설사무소(부건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술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재부는 이 사안과 관련해 본지의 질의에 두 번이나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은 협의가 불필요하다”는 답변을 했음에도 해수부는 재정사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 장관이 최근 추진단에 대한 감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뒤로 북항 재개발을 마땅치 않게 바라보던 해수부 내 일부 세력이 힘을 얻은 것도 추진단장 교체를 불러온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2019년 3월 추진단 출범 때부터 부산만을 위한 특별조직 불필요, 부건소 역할 축소 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그동안 해수부 내에서는 토목직과 비토목직, 고시와 비고시 간 알력이 끊이지 않았다. 정 단장은 부산시청에서 근무했던 비고시 출신이다. 지역 정치권 등은 지금까지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이 같은 문제가 올해 들어 장관 교체가 유력해지자 다시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추진단장 전격 경질 사태가 더 우려되는 것은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 공약인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은 워낙 영역이 방대해 추진단이라는 핵심 기구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철도청·부산항만공사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제대로 진행된다. 김영춘 전 장관이 추진단을 만든 이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업의 복잡함 등을 고려할 때 새 추진단장이 업무 파악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 추진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실시계획 승인권한 등 추진단 업무의 상당 부분이 부건소로 넘어간 상태여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여건으로는 추진단이 부건소로부터 권한을 되찾아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럴 경우 추진단의 업무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속도 역시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지역사회에선 문 장관 교체와 북항 사태 진상규명을 통한 사업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감사 결과와 관계 없이 중단된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을 재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추진단장을 경질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문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구) 의원도 “추진단장 교체설이 나돌 때 이는 부산시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수부에 경고한 바 있다”며 잘못된 인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협의회는 오는 8일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해 북항 사태 진상 규명과 해수부 내 관계자 처벌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는 등 해수부에 대한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염창현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