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추경 필요성은 긍정적 검토
- 與 내수부양책 등과 충돌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2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과 관련해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보편적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인 여당과 선별 지원 원칙을 유지하는 정부가 재난지원금 문제를 놓고 또다시 갈등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재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의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 지급하는 것보다 피해 계층에 집중 지원하는 ‘선별’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 사람이 있는 만큼, 전 국민에게 가령 20만 원을 똑같이 주는 것보다는 어려운 사람에게 5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게 기재부의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이런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올해 초에도 “(민주당이)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직후 나온 것이었다.
지난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놓고도 기재부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해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이슈의 출발점이 됐다. 하지만 기재부는 바로 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실제 언급되지 않은 만큼 대통령의 발언을 ‘보편적 지원 추진’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재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기재부의 입장은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추경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모든 국민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전방위적 내수 부양책을 검토 중이다. 보편적(전 국민) 재난지원금뿐만 아니라 손실보상 법제화와 피해업종 선별지원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이른바 ‘3중 패키지’ 구상이다. 손실보상법을 이달 중 우선 제정한 뒤 대규모 추경 편성을 통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업종별 선별 지원 방안을 병행 추진한다는 게 민주당의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방안은 모두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어서 당정 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