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항공업 실적 개선 중인데”
- 상공계 ‘기계적 판단’ 반발
한국거래소가 에어부산을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의 주식거래 정지가 언제 풀릴지 기약할 수 없게 돼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거래소는 17일 “에어부산이 전직 임원의 횡령 혐의로 공소 제기된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경영 투명성’을 이유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거래소는 이날 에어부산을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올릴지 여부를 판단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도 같은 이유로 심사 대상이 됐다.
거래소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2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에어부산의 상장 적격성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는 기업심사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개선 기간을 부여하거나 상장폐지를 결정한다. 심의에서 경영 투명성이나 재무 건전성 등이 나아졌다고 판단하면 심의 대상에서 제외해 주식 거래 정지를 해제하거나, 개선 기간을 짧게 부여해 비교적 빨리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에어부산의 적자가 계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까지 갈 수도 있다.
지역 상공계는 거래소의 이 같은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소가 에어부산의 상장 적격성 심사 사유였던 경영 투명성보다 또 다른 조건인 재무 건전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이 기업의 특수성을 외면하고 기계적인 판단만 내린 것이란 지적이다. 거래소는 지난 1분기 에어부산에 자본 잠식이 발생한 것을 놓고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제선이 셧다운되면서 국내 항공사 모두 매출이 급락했으며, 에어부산의 적자가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특히 최근 백신 접종 확대로 항공업계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데 에어부산은 이런 호재를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경영이 더 나빠질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에어부산은 경영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하반기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거래소의 결정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상황이다. 에어부산은 유상증자에 관한 계획을 상세히 알리는 등 기업심사위원회에 재무건전성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지만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규정에 따라 심의 대상이 된 것이라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김현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