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당에서 제기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증액 요구에 대해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2차 추경안의 틀을 바꾸지 않겠다는 방침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추경 재설계’의 필요성을 제기한 여당과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12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방문한 지난 10일(현지시간) 동행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추경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특히 홍 부총리는 여당이 추경 증액 요구의 근거로 삼는 ‘올해 1~5월 국세 수입액 43조6000억 원 급증’과 관련해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정부 추계(31조5000억 원)보다 세수가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2차 추경의 규모(총 33조 원)가 적절한 수준임을 강조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최대 900만 원으로 책정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희망회복자금’에 대해서도 “그 액수(900만 원)에서 더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차 추경에 포함된 소비 진작책 등의 예산을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더 써야 한다’는 여당 주장에 “추경에 반영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 6000억 원으로 우선 보상하고 나머지는 내년 예산으로 지급하겠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홍 부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추진 방향과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향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재논의 등 과정에서 당정 간 불협화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재난지원금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홍 부총리의 ‘2차 추경안 유지’ 발언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가 40세(1981년생) 이하인 취업자 1인 가구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소득은 350만2754원이다. 이는 ‘소득 하위 80%’를 기준으로 한 1인 가구 재난지원금 커트라인(월평균 329만 원 이하)보다 높은 액수다. 직장에 다니는 ‘MZ세대(1981~2000년 출생)’ 1인 가구는 대부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