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노조,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
- 조정 불발 땐 파업 찬반 투표 진행
- “물류대란 우려, 정부 나서 해결해야”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과 해원연합노조(해상노조)의 임금협약 교섭이 4차까지 결렬되면서 파업의 위기감이 고조(국제신문 지난 2일 자 3면 보도)되고 있다. HMM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선다면 선복 부족에 따른 사상 최악의 물류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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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적선사인 HMM의 4차 임단협이 11일 결렬되면서 국내 수출업계에 ‘물류대란’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HMM이 수출 지원을 위해 지난달 미주 노선에 투입한 선박. HMM 제공 |
11일 HMM 해상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사측과 4차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렬됐다. 해상노조는 협상 결렬 직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중노위 절차를 밟기 전 준법투쟁에 돌입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최악의 결과는 피하고 싶었지만 산업은행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사측이 노조가 수용할 만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초과근무를 일상적으로 하면서 인력 착취 수준에 이르고 있는 노조원들의 정당한 임금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노위 조정까지 실패한다면 HMM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뒤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중노위 조정 절차가 통상 10일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이달 안에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이러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복(화물을 싣는 공간) 부족으로 최악의 물류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HMM의 발이 묶인다면 선복 부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날 해상노조의 마지막 교섭이 결렬된 데는 양측의 입장차가 컸기 때문이다. 육·해상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등을 제안한 반면 사측은 5.5%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그동안 회사의 어려움을 고려해 육상노조가 8년, 해상노조가 6년 동안 임금을 동결해 왔던 만큼 지금이라도 임금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같은 배경에는 HMM의 역대급 실적 호조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HMM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운 운임 급등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809억 원에 이어 올해 1분기는 지난해 전체를 넘는 1조 193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도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등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민단체는 HMM 노사의 임단협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모임은 “HMM 노조가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하면 물류 차질로 인한 중소, 중견 수출기업 피해도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부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만큼 그동안 희생한 직원과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공적자금 투입을 이유로 임금인상 등 직원 처우 개선에 미온적이어서는 안 되며,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