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9년 7월 이후 2년 만에 ‘원전해체산업 민관협의회’를 열고 고리 1호기를 비롯한 영구정지 원전의 해체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학·연 전문가가 2년 만에 머리를 맞댄 것 치고는 사실상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 대책을 점검하는 수준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차 원전해체산업 민관협의회’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이 협의회는 고리 1호기 해체 준비와 국내 원전해체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2017년 12월 발족한 기구다. 2019년 7월 3차 협의회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회의에는 정부와 경남도를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중공업 등 산·학·연 기관장 및 전문가 16명이 참석했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영구 정지된 2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한 필수 상용화 기술 58개를 올해 말까지 모두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54개 기술이 확보됐고 나머지 4개를 연내에 마련한다는 것이다.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원전해체연구소(원해연)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다음 달 다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는 2년 만에 열렸다는 것 외에도 이달 초 산업부 내에 에너지 전담 차관(박기영 제2차관)이 신설된 이후 첫 원전해체 관련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58개 기술 연내 확보’ ‘예타 재신청’ 등 계획이 이미 발표됐거나 사전에 알려진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4차 협의회가 사실상 ‘맹탕’ 회의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앞서 3차 협의회에서는 2022년까지 1640억 원 규모의 원전해체 사업 조기 발주 등이 확정·발표된 바 있지만 정치권 등의 ‘반(反) 탈원전’ 기류 및 원해연 예타 탈락과 맞물려 고리 1호기의 정상적인 해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