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이 경제의 중추인 부산 울산 경남에 에너지 전환은 위기로 다가온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한다. 동남권 3개 광역 시도의 ‘싱크탱크’인 부산·울산·경남 연구원이 내놓은 ‘동남권 발전계획 수립 공동연구’에서도 수소 경제권 구축을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수소경제’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균형 발전을 이끄는 동남권의 주요 전략으로 꼽은 것이다.
이 연구에서 경제산업분야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은 울산연구원 강영훈(사진) 선임연구위원은 “동남권의 주력 산업은 자동차 조선 화학 기계 등으로 산업 생태계가 유사하고 연계성도 높다. 하지만 이들 산업은 성장 한계를 노출했고, 협력보다 경쟁관계가 형성돼 있다. 부울경 공동 경제권을 형성하려면 신산업을 육성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연구진이 주목한 것이 동남권 수소경제권 구축이다. 수소산업은 수도권과 경쟁 관계에 놓여있지 않고, 동남권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
강 위원은 “정부는 한 산업에서 특정 지역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얼마나 큰지 살펴보고 육성책을 편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이미 수도권이 선점한 고부가가치 ICT 산업에는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소는 생산과 저장·운송, 활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가장 잘 형성된 곳이 동남권이어서 충분히 주력 신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부울경을 수소경제 중심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수소배관망과 국가제조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꼽았다. 그는 “부울경을 아우르는 수소 배관망을 구축하면 각 지역에 산재된 수소 인프라를 묶어 유기적인 생태계를 형성하게 된다.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이 형성되면 수소산업 전 주기 기술 발전을 부울경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산업의 가장 큰 장점은 동남권의 기존 주력산업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이들 산업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제조혁신클러스터는 저탄소 공정 혁신, 산업 중간재로서 탄소의 활용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으로, 제조업이 집적된 부울경에 꼭 필요하다. 제조업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면 동남권이 국가 균형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