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물 전달 등 절차도 번거로워
- ‘시민공원 헌수’ 벤치마킹 무색
- BPA “SNS 활용 등 방법 논의”
부산항 북항 재개발을 시민과 함께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나무를 기증받아 공원을 조성(국제신문 지난달 20일 자 14면 보도)하려는 부산항만공사(BPA)가 소극적인 홍보로 일관해 시민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민공원 조성 시 나무를 기증받은 사례를 참고한다면서도 지역 기업이나 대 시민 홍보가 부족한 것은 물론 기증자가 직접 나무를 구해 기증하게 돼 있어 절차가 번거롭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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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만공사가 부산항 북항 재개발을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로 나무를 기증받아 공원을 조성키로 했지만 홍보 등의 부족으로 시민 참여가 저조하다. 사진은 최근 북항 재개발 1단계 일부 지역에 녹지가 조성된 모습. BPA 제공 |
BPA는 부산 북항 1단계 재개발 구역의 친수공원(잔여분 2공구 중 문화공원 3호·4900㎡)에 시민으로부터 기증받은 나무를 심기로 하고 지난달 17일부터 오는 17일까지 한 달간 기증 접수 공고를 냈지만 6일까지 기증받은 나무는 한 그루도 없다고 밝혔다. BPA 측은 언론을 통해 공모기사가 나간 뒤 시민 문의와 일부 대학교의 교내 나무 기증이 가능한지 등을 묻는 전화가 있었지만 공고 20일이 되도록 기증으로 연결된 경우는 없다는 설명이다.
애초 BPA 측에서 밝힌 식재 수종은 배롱나무(근원·뿌리직경 15㎝ 이상) 이팝나무(〃20㎝ 이상) 팽나무(〃 20㎝ 이상) 등 3개 수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100~130주 정도 기증받는다는 방침이었다. 신청자격은 해당 수목을 소유한 부산 소재 일반인 기관 단체 등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시민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수목을 소유하고 있는 일반인이 적을 뿐더러, 현물을 전달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 같은 내용은 기증 공지 초기 BPA 홈페이지의 팝업창에 잠깐 소개됐을 뿐, 현재는 홈페이지 내 안내·홍보 중 ‘공지사항(소식·알림)’에서 찾아봐야 해 정보 접근도 수월하지 않다.
동구의 한 시민은 “홈페이지에만 소식을 올려 놓으면 일반인들이 어떤 이벤트를 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며 “카드뉴스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로 홍보를 하고, 지역 기업에도 좋은 취지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다면 ‘시민과 함께 꾸미는 친수공원’이라는 취지에 부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극적인 행보는 BPA가 벤치마킹한 부산시민공원의 ‘범시민 헌수운동’과는 대조적이다. 2012년 부산시민공원 조성이 본격화될 때 시민 참여로 공원(‘시민참여의 숲’)을 조성키로 한 시민공원 측은 헌수운동 추진위를 구성해 같은 해 12월 31일부터 이듬해 10월 31일까지 열 달간 사업을 독려한 결과 개인 3990명, 법인(기업 및 단체) 1310곳 등 총 5300명(법인 포함)의 참여를 유도했다. 시민공원 측은 이때 모은 헌수기탁금 10억여 원으로 관목과 교목 1만여 그루를 심어 기증자의 이름 표지를 세우는 등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당시 시민헌수 운동을 이끌었던 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 이사는 “대부분 시민이 기부행위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였고, 지역 기업체에도 공문을 보내거나 찾아가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를 요청해서 시민참여의 숲을 만들게 됐다”며 “기부자가 직접 나무를 사서 식재하면 의미는 좋겠지만 상당히 복잡할 수 있다”고 말했다.
BPA 관계자는 “시민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기증 기간을 늘리거나 SNS 채널로 홍보하는 등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은 2조4221억 원을 들여 부산 북항 1∼4부두, 중앙부두, 여객부두에 친수공원을 비롯한 기반시설을 갖추는 것으로, 내년 5월 초 완공 예정이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