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오션월드
<21>날아오르는 은빛 날개, 날치
2017년 여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우타라(Sulawesi Utara) 주의 주도인 마나도(Manado)에서 부나켄 국립공원으로의 요트 항해 도중 날치 떼를 만났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위를 수놓은 은빛 날개의 비상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크기가 30㎝ 정도인 날치가 물에서 떠오르는 순간 속도는 시속 50~60㎞에 이르며 한 번 날아오르면 400m까지도 이동한다. 이들이 날아오르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되지만 수면 근처에 머물다가 천적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게 가장 일반적인 이론이다.
| |  |
| 날아오르는 날치 떼-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무리의 날치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날치는 크기가 30㎝ 정도이며 몸꼴은 숭어를 닮았다. 등은 푸르고 배는 희다. 수면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날치는 무료한 항해에 지친 선원을 반기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
날치는 외부의 자극 때문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밤바다를 항해할 때면 불빛에 자극을 받은 날치들이 수면을 박차고 튀어 오르는 모습이 왕왕 관찰된다. 날치의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 어부들은 밤에 그물을 쳐놓고 횃불을 밝혀서 날치를 잡아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날치가 난다고 해서 새처럼 날개라도 퍼덕이는 것은 아니다. 전속력으로 헤엄치다 수면 밖으로 상체를 일으킨 다음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강하게 쳐서 몸을 공중에 띄운 다음 가슴지느러미를 활짝 펼친 채 글라이더처럼 활공하는 방식이다.
| |  |
| 활공하는 날치-날치가 난다고 해서 날개라도 퍼덕이는 것은 아니다. 몸을 공중에 띄운 다음 활공하는 방식으로 최대 400m까지 이동한다.
|
날치는 활공하는 도중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날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노리는 청상아리와 사투를 벌이기 전 노인이 날치를 먹으면서 원기를 회복하는 장면이다. 극한 상황에서 노인은 날치를 꼬득꼬득 씹어 먹지만 사실 날치는 텁텁한 육질과 싱거운 맛으로 식용으로는 별 인기가 없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임산부의 고기’라 하여 난산에 대비해 출산 예정 달에 날치 살을 태워 술과 함께 먹였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구워 먹거나 말려 먹기도 했는데 산모 젖을 잘 나오게 하는 약재로 쓰인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
| 날치 알-날치가 지나는 길목에 벼 짚단 등을 부려 놓으면, 수초로 착각한 날치가 알을 뿌린다. 이것을 수거해서 세척과 조미 등을 하면 톡톡 튀는 식감으로 인기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