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0.25%P 오르면
- 성장률 최대 0.15%P 하락”
- 취약층 부채 부담 가중 지적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금처럼 부채가 많은 시기에 금리를 올리면 경기 회복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오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를 앞두고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KDI는 4일 발간한 ‘민간부채 국면별 금리 인상의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의 골자는 ‘한국 경제가 견고한 회복 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경제성장률 하락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르면 이달 금통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추가 금리 인상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KDI는 1999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등 각종 경제 지표를 활용해 고(高)부채 국면과 저(低)부채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경기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고부채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최대 0.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부채 국면에서 같은 조건을 대입할 경우 성장률은 최대 0.08%포인트 떨어졌다. 고부채 국면에서 금리를 인상할 때의 성장률 하락 폭이 저부채 국면에서 금리를 올릴 때보다 배 가까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증가율 하락 폭은 저부채 국면보다 고부채 국면에서 컸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KDI는 설명했다. ‘부채 증가 억제’는 한은의 금리 인상 이유 중 하나다.
보고서를 작성한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금리 인상이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인상으로 경기 회복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통화정책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