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활활 타던 부산의 아파트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폭탄, 금리 인상 등 3박자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아파트 거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싼 가격에 팔 수 없다’고, 실수요자들은 ‘비싼 가격에 살 수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거래가 없어요”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A(41·여) 씨는 요즘 집 생각만 하면 한숨이 나온다. 자녀 교육을 위해 북구로 이사하기로 하고 두 달 전 아파트를 내놨지만 팔리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그는 “집을 보러 오는 이들은 있는데 계약까진 못가고 있다”며 “은행 대출이 어려워 집을 팔아야 이사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데, 집값을 더 내리자니 손해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해운대구 B(51) 씨도 고민이 깊다. 아파트 두 채를 가진 그는 종부세 부담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자 하나를 처분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지금 가격에서 더 싸게 내놓으려니 손해를 보는 것 같고, 집 판 돈으로 대체 투자할 데도 마땅치 않아 결국 두 채 모두 안고 가기로 했다. B 씨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아야 하나 고민이 많지만 일단 내년 대선까지 지켜보자고 많이 얘기한다”고 말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부산 아파트 거래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거래량은 1만8932건으로 그해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서서히 줄더니 9월에는 4351건에 그쳤다. 남구의 부동산 중개사 C 씨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돈줄이 막히면서 지금은 거의 거래가 없다”며 “사려는 사람들이 ‘비싼 가격에 사서 호구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진단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호가도 여전히 높아 매수자의 부담이 높다”며 “돈줄이 막힌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사기 어려워지며 거래량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투자자로 보이는 다주택자들은 가격을 낮춰 집을 팔려고 하지 않고, 실수요자들은 새롭게 고가를 찍으며 아파트를 사기 부담스러워 당분간 매수자와 매도자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파트값 숨고르기 하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거침없이 치솟던 아파트 가격은 불안한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0월 11일 전주보다 0.28% 상승한 이후 ▷18일 0.23%↑ ▷25일 0.25%↑ ▷11월 15일 0.22%↑ ▷22일 0.16%↑ 등 상승 폭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 폭이 일괄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부산만 들쭉날쭉한 것은 아직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로 버티려는 이가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변수는 연말부터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고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민간 분양이 시작됐고, 동래구 온천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장 등 모처럼 대규모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서부산 에코델타시티를 비롯해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풀리며 아파트값 상승률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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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폭탄, 금리 인상 등 3박자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가 뚝 끊기고 있다. 사진은 부동산 사무소 일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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