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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27>물메기와 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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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이 지나고 대설(大雪)을 목전에 뒀다. 찬 바람 부는 날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뜨거워서 속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물메기와 꼼치탕이 아닐까. 대개의 사람은 둘을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부른다. 꼼치가 물메기가 되고 물메기가 꼼치가 되는 셈이다. 비슷하게 생긴 두 종을 구태여 구별할 필요는 없을 듯도 하지만 두 종에 관해 알아보는 것도 필요할 법하다.

쏨뱅이목 꼼칫과에는 꼼치, 분홍꼼치, 아가씨물메기, 보라물메기, 노랑물메기, 미거지, 물미거지 등이 있다. 이 중 대표 격은 꼼치와 물메기. 꼼치와 비교할 때 물메기는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 잡힌다. 구별은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꼬리지느러미와 붙어 있으면 물메기, 분리되어 있으면 꼼치다. 일반적으로 남해안에서는 커다란 머리와 길고 넓적한 몸뚱이가 메기를 닮아 바다에 사는 메기라 해서 물메기라 부르고, 강원도 지역에서는 둔해 보이는 몸짓이 물에 사는 곰 같이 보여 물곰 또는 곰치라 부른다.



물메기는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꼬리지느러미와 붙어 있어 꼼치와 구별된다.


겨울이 제철인 물메기들이 어물전에 진열돼 있다. 과거 괄시 받던 어류이지만 지금은 탕이나 찜으로 각별한 대접을 받는다.


이들은 생김새가 흉한 데다 일정한 모양새가 없다. 손으로 쥐어 볼라치면 흐물흐물해서 제대로 잡히지도 않는다. 생김이나 형태가 이렇다 보니 가지런히 정렬된 비늘로 기품을 갖춘 어류를 선호해온 선조에게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자산어보』에는 바다 메기라 하여 해점어(海鮎魚)라 적고 속명으로 ‘혼미할 미(迷)’ 자에 ‘역할 역(役)’ 자를 쓰서 미역어(迷役魚)라 기록했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녀석을 본 정약전 선생이 “대체 어디에다 써야 하나”는 의문을 가졌던 듯하다. 영어로는 꼼치를 스네일피시(Snailfish)라 한다. 아마도 흐물거리는 살결이 달팽이를 닮아 붙여진 이름일 게다.

꼼칫과 어류를 두고 어부들은 아귀와 한가지로 물텀벙이라 불렀다. 다른 물고기와 함께 그물에 딸려오면 흉한 몰골이 못마땅해 보여서인지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렸다는데, 이때 물이 튀기면서 나는 ‘텀벙’ 소리를 흉내 낸 이름이다. 이토록 괄시받던 꼼치지만 요즘 들어서는 탕이나 찜용으로 각별한 대접을 받는다.



물메기탕과 꼼치탕은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제철이다.


무나 호박, 콩나물 등을 넣어 끓인 탕은 개운하고 시원해 과음한 다음 날 애주가들의 속 풀이용으로 인기 있고, 꾸덕꾸덕 말린 것으로 장만하는 찜은 쫄깃쫄깃한 맛을 내면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는 데 제격이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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