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물1번지’ 박규율(41·사진) 대표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국내 유일한 어업인 후계자 출신 법무사다. 현재 통영시청 정문 앞에 ‘법무사 박규율 사무소’를 운영 중인 투잡맨이다.
그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부친이 운영하던 가두리 양식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부친은 통영 앞바다에서 꽤 큰 가두리양식장을 운영 중이었다. 자연스럽게 바다와 관련한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청춘을 바다에 던졌다. 어린 나이였지만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업계에서 인정받아 어업인 후계자가 됐다. 하지만 2003년 태풍 ‘매미’가 양식장을 덮치면서 그의 꿈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사료비 등 빚을 갚는 데 꼬박 5년의 세월을 보냈다.
부채를 정리하고는 홀연히 서울로 갔다. 식당과 공장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공부를 다시 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모친의 권유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고심 끝에 법무사 시험을 보기로 한 것. 32살의 나이에 다시 펜을 들어 4년 만에 합격했다. 합격증을 들고서야 고향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시청 앞에 사무실을 내고는 바다 업이 아닌 법무사의 길을 걸었다.
사무실이 점차 안정을 찾아갈 즈음에 고민에 빠졌다. 다소 안정적인 법무사였지만 새롭게 미래에 도전하고 싶었다.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던 바다에 대한 꿈도 꿈틀거렸다. 자신에게 시련을 안겨준 수산업에 다시 도전해 성공하고 싶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수산물 쇼핑몰에 눈을 돌렸다. 결국 통영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수산물을 소비자 집 앞까지 신선하게 공급하는 ‘통영해물1번지’를 창업했다. 투잡맨으로 매일 분주한 그는 대학에 입학해 만학도의 꿈도 이뤘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