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계획안 토론회 뒤 연내 확정
- 최종까지 방향성 큰 변화 없을 듯
- 처분시설 확보기한 37년 뒀으나
- 구체적 방안은 안 내놔 실현 의문
정부가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공개하면서 원전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이 부산·울산을 넘어 전남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2차 계획안이 큰 폭의 변화 없이 그대로 확정되면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은 여당의 입법 추진과 맞물려 현실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는 21일까지 행정예고한 제2차 기본계획안은 일단 초안 개념이다. 산업부는 행정예고를 시작으로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국민 등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개최(시기 미정)하기로 했다. 이후 원자력진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연내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요 골자나 방향성 자체는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원전 부지 내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토록 명문화한 것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 확보 방안이 ‘영구 난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원전 소재 지역을 핵폐기장으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지난 10일 성명에서 “‘부지 내 저장’을 명문화한 2차 기본계획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영구처분시설 확보 기한을 ‘향후 37년’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부지선정 계획 수립 이후 13년 이내에 부지 확정 ▷부지 확정 이후 14년 이내에 중간저장시설 및 지하연구시설 건설 ▷그 이후 10년 이내에 영구처분시설 확보 등의 순서로 작업이 진행된다. 산업부는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은 원전 이외 지역 내 동일한 입지에 짓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적어도 중간저장시설이 확보될 때까지는 원전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이런 계획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정수희 탈핵부산운동본부 활동가는 “1차 기본계획을 작성한 박근혜 정부 역시 해당 기한을 ‘향후 36년’으로 제시했지만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1980년대 초부터 국가적 난제로 인식돼 온 이 문제가 정부의 계획대로 원활히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빛원전이 있는 전남지역 탈핵단체와 전북 고창군의회도 각각 지난 9일과 10일 성명을 내고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 계획의 폐기를 촉구했다.
2차 계획(37년)이 1차(36년) 때와 큰 차이가 없는데다 영구처분시설 확보 방안 역시 ‘시간계획’ 정도만 제시됐다는 점에서 고리원전 1호기 해체 심사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지난 9월 “‘고리 1호기 최종 해체계획서’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아 심사를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연기를 결정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