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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글로벌 스타 부산혁신기업 <5> 와이엔브이(YNV)

문과 출신이 세운 밸브회사, A/S로 신뢰 쌓아 연매출 80억 일구다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21-12-14 19:51:19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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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자동 안전밸브 국산화 성공
- LNG선 감압밸브 내구성 강해
- 러시아·중국선급서 인증 획득
- 소방 분야 진출 등 사업다각화

“이해 되는 범위 안에서 제품 설명서를 달달 외웠죠. 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2년 동안 공부하니 그제서야 원리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14일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의 와이엔브이 창고에서 홍재욱 대표가 안전 밸브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준용 기자
와이엔브이(YNV)는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에 위치한 밸브회사다. 선박이나 산업플랜트 등에 들어가는 안전밸브·감압밸브가 주력 상품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전혀 특이할 게 없는 일반적인 지역 중소기업이다. 홍재욱 대표가 기술·기계와 무관한 불어불문학과 출신이라는 점만 빼면 말이다.

홍 대표는 1994년 밸브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양산에 있던 밸브 회사에 7명이 함께 입사했는데, 유일한 ‘문돌이(문과 출신)’가 그였다. 관련 기술에 무지하다는 이유로 동기 2명과 함께 영업부에 배속됐다.

“거래처 미팅에서 ‘기술은 잘 모른다’는 말을 먼저 꺼내놓고 시작할 수 밖에 없었어요. 기술은 모르지만 납기일은 무조건 책임질 수 있다고 상대를 끈질기게 설득했어요. 다행히 ‘영업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문과 출신 영업 사원인 그는 2008년 새로운 밸브업체 와이엔브이를 차렸다. ‘영업을 하다 보니 내 사업을 하고 싶었다’는 이유였다. 회사 설립 12년이 지난 지난해 매출 약 80억 원을 기록했다. 이중 60억 원 정도를 안전·감압밸브 판매로 일궜다. “처음에는 무작정 기존 제품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쌓으려고 안 해본 일이 없어요. A/S 신청이 들어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당일 달려가서 처리했어요. 책임전가 없이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거래처의 점수를 많이 땄습니다.”

■LNG선 밸브 주력

와이엔브이는 안전·감압밸브 생산에 주력한다. LNG선에 주로 납품되는 안전밸브(Safety Relief Valve)는 도관 내 압력이 필요 이상으로 높아지면 자동으로 압력을 방출한다. 배관 내부 유체를 방출해 압력 초과로 인한 사고를 막아준다. 홍 대표는 “사고를 미리 막아주는 기능 때문인지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안전밸브 구입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는 독일이나 일본 등에서 안전밸브를 수입해 사용했다. 수입제품이라 납기일이 길고 단가가 높다는 게 단점이 있었다. 와이엔브이는 이 부분에 착안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에는 자동 안전밸브 국산화에 성공했다.

감압밸브(Pressure Reducing Valve)도 비슷한 원리로 작동된다. 이 밸브는 도관을 지나는 유체의 에너지에 따라 밸브의 열림 정도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만약 도관내 압력이 필요 이상으로 강하다면 밸브가 자동으로 열리면서 압력을 낮춘다. 주로 LNG 운반선 배관 끝부분에 설치된다.

와이엔브이의 감압밸브는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내구도가 강하다는 게 장점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단 한번만 압력을 조절하면 사용 유량과 무관하게 일정한 압력을 보장한다. 감압밸브의 경우 일반적으로 0.5bar(압력 표시 단위. 1bar는 1기압과 거의 동일) 미만으로 낮추는 제품은 보기 드물다. 와이엔브이는 압력을 0.01bar 수준으로 낮추는 제품도 생산 중이다.

이러한 밸브 제품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선급(RS) 안전밸브 타입 인증(Type Approval)을 획득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중국선급(CCS)의 감압밸브 타입 인증 또한 획득했다.

이 외에도 이 회사는 증기시스템에서 증기가 응축해 만들어진 수분을 자동 배출하는 ‘스팀트랩’, 파이프라인 불순물 제거를 위한 ‘스트레이너’, 방열기·도관 내 공기를 빼기 위한 밸브인 ‘에어벤트’, 유체의 흐름과 누설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사이트글라스’, 일정한 온도 이상이 되면 유체의 유입을 조절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온도조절밸브’ 등을 생산한다.

■조선 불경기 위기에서 기회로

2016년 조선산업 불경기로 경남 거제 조선소의 주문이 급감한 것은 회사에 치명타였다. 이때 와이엔브이는 석유화학 플랜트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다행히 대기업과 계약에 성공했고, 당시 석유화학 플랜트 관련 매출이 전체의 70%에 달할 정도였다.

와이엔브이는 내년부터 소방 관련 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아파트 등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소방·소화시스템에 들어가는 압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복합형 감압 밸브’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건물 지하의 소화전에서 상층으로 물을 끌어 올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압력차이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감압밸브에 추가 기능을 가진 밸브를 덧붙여 사용하던 것을 와이엔브이는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었다. 여러 제품을 붙여 쓰는 것보다 견고하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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