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지역여론 묵살한 朴정부 행태 답습…애초 의지 없었다”

부울 핵폐기장화 지역사회 반발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1-12-27 22:03:09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18년 계획 단계부터 여론수렴 없어
- 공론화 요구에 재검토위 발족했지만
- 정부 일방통행에 파행·요식적 회의만
- “의견 충분히 들었다” 원안 밀어붙여

정부가 27일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일방적으로 의결하면서 부산 울산을 비롯한 전국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특히 탈핵·환경·시민단체와 정치권, 원전지역 주민은 정부가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에 격노하는 분위기다. 최소 10만 년을 보관해야 하는 핵폐기물 관련 정책을 불과 20일 만에 졸속으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 회원들이 2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한 심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 제공
■산업부, 재검토위 파행 그대로 답습

2차 기본계획 수립의 출발은 2018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박근혜 정부 때 수립된 1차 기본계획이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작성됐다’는 시민사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사용후핵연료 관리·처분 정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그 즉시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2019년 5월 산업부 산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가 발족하며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2020년 6월 정정화 당시 재검토위원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당시 정 위원장은 “산업부가 판을 잘못 짜 제대로 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 관계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 위원장의 지적이었다. 하지만 산업부는 위원장만 다른 인사로 교체해 위원회 활동을 이어갔고, 올해 3월 말 재검토위는 산업부에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 ▷영구처분시설 확보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산업부는 해당 권고를 토대로 2차 기본계획의 초안을 지난 7일 마련한 뒤 행정예고(12월 7~21일)를 거쳐 이날 제10회 원자력진흥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과 요식행위 수준의 토론회만 열어 놓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7일 부산 울산 등 원전지역 주민이나 시민단체·지자체 관계자를 모두 배제한 채 언론에 알리지 않고 ‘기습 토론회’를 열었다. 박근혜 정부 때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재검토위까지 발족한 산업부가 과거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런데도 산업부는 2차 계획이 의결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문가 워킹그룹과 이해 관계자 간담회, 행정예고, 관련 학회 간담회, 토론회 등을 거쳐 2차 기본계획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애초부터 의견 수렴 의지 없어”

2차 계획이 확정되면서 고리원전 등의 사용후핵연료를 중간저장시설이 마련되기 전까지 최소 20년 간 원전 부지 내에 보관하는 게 의무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 특별법)’까지 입법화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2차 계획의 정당성이 더욱 더 확고해지는 셈이다. 고준위 특별법에도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을 합법화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는 이날 원자력진흥위원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부는 애초부터 이해 당사자나 시민사회 등 국민 의견을 반영할 뜻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차 계획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도 “핵발전소 부지에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신규로 설치하겠다는 것”이라며 “(1980년대 이후) 40년간 정부가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을 핵발전소 지역에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지역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울산 전남 전북으로 구성된 원전 소재 광역단체 행정협의회도 이날 산업부에 보낸 공동 건의서에서 2차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 연제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폐기물 관리 정책을 졸속·엉터리로 수립하는 것은 원전 지역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큰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라고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8. 8‘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9. 9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10. 10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2. 2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5. 5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6. 6“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7. 7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8. 8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부산·경남 해상풍력 과제
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부산기UP! Grade
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