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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핵폐기장’ 전락 신호탄…원전해체硏 건립도 불확실

고리2호기 수명연장 파장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2-04-05 21:30:2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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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원전산업 부흥 가속화

- 지난달 한수원 간 산업부 장관
-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 속도감 있게 완공해달라” 주문

# 원전 소재지역 안전 우려 외면

- 사용후핵연료 2031년 완전포화
- 고준위 특별법 명문화에 ‘무방비’
- 탈핵단체 오늘 규탄 기자회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리 2호기 이후 설계수명 만료가 예정된 고리 3·4호기의 계속 가동은 물론, 부산과 울산 접경지에 지어지는 원전해체연구소도 정상적인 건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부산 울산 경남 등 원전지역 주민에 대한 안전 우려가 더욱 커진 셈이다.

5일 원전 당국에 따르면 고리 2호기는 그간 문재인 정부 탈원전 로드맵의 존폐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원전으로 인식돼 왔다. 2017년 6월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 다음으로 설계수명이 만료(2023년 4월 8일)되는 원전이기 때문이다. 만료 이전인 올해 5월 출범하는 새 정부의 원전 기조에 따라 고리 2호기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고, 그 결과는 곧 현 정부 탈원전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수원이 고리 2호기의 ‘계속 가동’을 사실상 확정한 뒤 관련 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탈핵단체나 원전지역 주민 등의 반발을 뒤로한 채 원전 확대 공약을 내세운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경북 울진군 한수원 한울원전본부를 방문해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를 속도감 있게 완공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 때 “원전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 제출은 당초 정해진 일정에 따른 것”이라며 “고리 2호기의 계속 가동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윤 당선인이 추진하려는 원전 확대 정책은 ‘원전 산업 부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윤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업무보고에서 “원전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원전 산업 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안전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반쪽’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부울경 등 원전 소재 지역의 안전 우려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정부가 지난해 말 속전속결로 의결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과 여당이 추진 중인 ‘고준위 특별법’에 따라 ‘원전 부지 내 핵폐기물 임시 저장’이 명문화된 상황이어서, 윤 당선인의 탈원전 폐기 정책과 한수원의 고리 2호기 수명 연장 방침은 부울경에 더욱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정부의 2차 고준위 기본계획을 보면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포화율(모든 호기 대상)은 지난해 3분기 83.8%에 달했다. ‘포화율 100%’ 예상 시기는 2031년으로 제시됐다. 향후 10여 년 안에 원전 외 지역에 핵폐기물 저장 시설을 짓지 않는다면 부울경 지역은 사실상 ‘영구 핵폐기물장’이 되는 셈이다.

원전해체연구소도 원전 확대 정책에 따라 건립 자체가 지연되거나, 설립되더라도 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6일 부산시청 앞에서 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 시도를 규탄하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 국내 원전 운전·설계수명 현황

 

상업운전 개시

설계수명 만료

고리2호기

1983년 7월

2023년 4월

고리3〃

1985년 9월

2024년 9월

고리4〃

1986년 4월

2025년 8월

한빛1〃

1986년 8월

2025년 12월

한빛2〃

1987년 6월

2026년 9월

월성2〃

1997년 7월

2026년 11월

월성3〃

1998년 7월

2027년 12월

월성4〃

1999년 10월

2029년 2월

한울1〃

1988년 9월

2027년 12월

한울2〃

1989년 9월

2028년 12월

※자료 : 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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