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인재 연결 생태계 조성
- 수도권 업체 유치 기반 마련
- 연결고리 역할한 대원플러스
- 스타트업 투자 등 행보 관심

부산시가 일명 ‘게임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미국 디지펜공대 아시아캠퍼스 유치를 추진(국제신문 12일 자 1면 보도)하자 지역 업계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유수 대학을 통한 인재 양성 시 수도권의 대형 게임업체를 부산에 유치할 기회가 생기고 더 나아가 기업과 인재가 연결되는 ‘게임 생태계’ 조성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왜 부산인가

디지펜의 유치에는 시의 의지가 남달랐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펜 측은 부산이 2028년까지 지스타 국제게임전시회를 유치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눈여겨보면서 아시아캠퍼스 최종 낙점지로 부산행을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애초 디지펜 측은 인천과 서울 등을 후보지로 생각했지만 인천의 경우 공대 설립을 위한 부지의 사업자 공모 과정이 필요했다는 게 걸림돌로 작용했다. 디지펜 측은 3년 내 가시적 성과를 원했는데, 인천은 이 기간 내 학교 설립을 시작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은 특혜시비 가능성이 있어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내년에 해운대구에 ‘디지펜 게임 아카데미’ 설립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식 캠퍼스를 설립하기 전 아카데미 운영을 시작해 디지펜이 부산에 머무를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시와 디지펜·대원플러스그룹의 협약을 총괄한 경성대 권만우(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디지펜 유치에 나섰다”며 “디지펜은 부산시의 유치 의사가 남달랐고, 학교 설립을 위한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시너지 생길까

디지펜의 유치는 지역 청년 인구 유출을 막을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은 전략적으로 게임산업을 육성하고 있지만, 지역에서 관련 인력을 키워낼 수 있는 역량은 떨어진다.

지난해 부산연구원이 ‘부산 게임산업 문제점’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전문 기술인력 부족’ 응답(36.7%)이 ‘투자·자금확보가 어렵다’(46.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게임 관련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전문 대학을 유치하면, 수도권의 대형 게임 업체가 부산으로 올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정문섭 원장은 “과거 게임 관련 교육을 진행했는데, 우수 인력 대부분이 수도권 대기업으로 향했다”며 “디지펜 유치로 인재를 만들면 게임 대기업을 부산에 유치할 동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산업 재편 신호탄

디지펜 유치는 지역 경제계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발사업 중심인 지역의 대원플러스그룹이 시와 디지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합엔터테인먼트업체로 변신하는 대원플러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원플러스 측은 디지펜 유치 이후 게임 관련 테마파크 조성 등 본격적으로 게임 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송도 해상케이블카, 경기도 시흥 인공서핑장 등에 이어 디지펜을 기반으로 한 게임 스타트업 투자 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대원플러스 최삼섭 회장은 “앞으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투자도 늘리고 있다”며 “이러한 분야에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보다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