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내고장 비즈니스 <30>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의 산실… 지역 대표 기업형 농업회사로 성장

  •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   입력 : 2022-05-08 19:46:02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고향에 귀농한 김호규 상임대표
- 농주 만들려 밀 재배한 것이 시작
- 농민 515명이 연간 900t 생산

- 조합, 합천군과 정부 공모에 도전
- 생산단지·출하처 등 확대 계획도
- 가공품 개발·재배 기계화도 나서

경남 합천에서 생산된 밀이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국내산 밀이 사라지고 수입산 밀이 시장을 장악했던 1987년 합천군 초계면 대평마을 들녘에서 처음으로 국내산 밀 종자 확보와 함께 재배가 시작됐다. 이듬해 합천에서 생산된 밀은 경남지역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의 실마리가 됐고, 3년 뒤에는 전국적인 운동으로 이어졌다. ‘우리 밀’의 산실인 합천지역 재배농가는 2006년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을 설립,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형 농업회사로 발돋움 했다.
합천우리밀영농조합 김호규 상임대표가 밀 종자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밀로 빚은 농주

국내 농촌 들녘에서 자취를 감췄던 밀이 합천지역에서 시작된 것은 우연이었다.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의 김호규 상임대표가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인 초계면으로 돌아와 선배 부친이 즐겼던 밀로 빚은 농주를 만들기 위해 밀을 재배한 것이 시작이었다.

합천읍 ‘빵굽는마을’에서는 우리밀을 원료로 한 식빵, 밤식빵, 마늘빵 등을 만들어 시범 판매하고 있다.
1988년 첫 수확으로 만든 밀가루는 생활협동조합인 경남 한살림에 전량 납품되면서 경남지역 ‘우리 밀 살리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합천에서 밀을 재배한다는 소문은 전국에서 종자를 구하려는 농민의 발길을 끌었다. 이후 합천에서 생산된 ‘우리 밀’은 1990년 본격적인 종자 보급 운동과 함께 1991년 11월 서울 명동성당에서 ‘우리밀 살리기 운동본부’ 창립의 결실을 맺게 된다.

이처럼 ‘우리밀’이 전국적인 호응 속에 확산한 배경은 ‘식량 안보’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1%에도 못 미치는 국내산 밀의 자급률에 있다. 2020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3㎏ 정도로, 하루에 한 끼 밀을 섭취하는 셈이다. 하지만, 국산 밀 자급률은 2020년 기준 0.8%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해 식용 밀 수입량은 250만 t으로, 쌀 소비량(350만 t)을 턱밑까지 쫓고 있다.

낮은 자급률의 심각성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유럽의 빵 공장’이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 간의 전쟁은 국제 곡물 가격의 폭등을 일으켰다. 전쟁 전보다 밀 가격은 21%, 보리는 33%, 일부 비료는 40%가 폭등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기준 t당 수입곡물 가격은 2013년 5월(388달러)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수입량은 42만9000t으로 수입금액은 1억7245만 달러, t당 가격은 402달러에 달했다. 밀 수입단가가 4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우리 밀의 산실 합천

경남 합천군 초계면 합천우리밀영농조합 산물처리장 전경. 합천군 제공
농가에서 개별적으로 재배된 합천의 밀은 1993년 합천군우리밀생산자위원회 창립과 함께 기업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후 1995년 우리밀 합천공장이 완공됐다. 이어 2006년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 출범과 함께 ㈜우리밀과 계약재배로 생산한 밀을 전량 수매 납품함으로써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현재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에는 재배농 515명이 181㏊를 계약재배해 연간 900t의 밀을 정부 수매와 대형 판매처에 납품하고 있다.

‘우리밀’ 시배지인 초계면 들녘 한가운데 우뚝 선 우리밀 산물처리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사업비 38억 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밀 3000t을 건조·저온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다. 부대시설로는 대형 사일로와 선별장 건조기 국수제조시설 제분시설 등을 갖췄다. 이 밖에 체험관 세미나실 숙소 등을 설치해 숙박과 체험이 가능한 게 특색이다.

합천 ‘우리밀’은 벼 후작으로 논에 재배함으로써 연중 물 관리가 가능해 단백질 함량이 높아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우리밀 품종 ‘황금알’ 시범포를 지난해부터 1㏊씩 재배해 지역적응성 시험을 하고 있다. 황금알 품종은 기존 품종보다 단백질 함량이 14% 정도로 높아 제빵 특성이 우수하다.

■국내 밀 자급률 5%의 시작

정부는 2025년까지 밀 자급률을 5%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41% 늘린 예산 238억 원을 들여 밀 종자부터 생육 관리 수확 수확 후 관리 소비 등 전반에 걸쳐 기반 확충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지난 2월에는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이 합천우리밀영농조합을 방문, 재배 농가와의 간담회를 통해 ‘우리밀’의 계속 육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합천우리밀영농조합을 비롯한 합천군과 재배 농가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합천군과 조합 측은 협력을 통해 올해 정부 공모 사업 3억 원을 유치해 산물처리장 건조기 교체와 품질분석기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밀 계약재배 확대를 통해 생산단지도 늘린다. 이를 위해 우량 품종의 정부 보급종 종자를 확보하고, ㈜우리밀과 아이쿱생협 등 출하처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황금알 품종 재배단지 확대 조성과 함께 밀가루 빵 짜장면 국수 등 가공품 개발에도 나선다. 또 농가 고령화와 일손 부족에 대응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기계화를 통한 노동력 절감 등 ‘우리밀’ 시배지 농업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2. 2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3. 3[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4. 4[속보]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또 피격 12명 사망 309명 부상
  5. 5“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6. 6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7. 7[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8. 8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9. 9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10. 10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1. 1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2. 2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3. 3[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4. 4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5. 5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6. 6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7. 7국힘 이소희 의원, 첫 국정감사서 ‘일일 우수의원’
  8. 8與 김용민 “자리 탐하려 정치한것 아냐”…李 대통령에 반박 해석
  9. 9[2026 국감 브리핑] 정진욱 “이전지역인재 의무채용, 꼼수 방지 위해 예외 조항 재검토해야”
  10. 10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1. 1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2. 2“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3. 3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4. 42030년엔 로봇용 D램, 20배 증가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재’
  5. 5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6. 6배달 문화 자리 잡으면서 불만도 급증… 5년여 간 소비자 상담 9430건
  7. 7삼양사, 최근 3년 반 동안 공정위 과징금 가장 많이 매겨져
  8. 8"국세 체납액 116조원 돌파…미납에 따른 가산세 급증"(종합)
  9. 9동남권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 부울경 스타트업 11곳 IR 데모데이
  10. 10‘개 식용 종식’ 순조롭게 진행… 농가 1537곳 중 1339곳 문 닫아
  1. 1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2. 2[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3. 3[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4. 4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5. 5551명에게 고금리 대출 불법 대부업자 2명 실형
  6. 6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7. 72027학년도 대입 수시,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 전년대비 40% 지원 증가
  8. 811일 부울경, 구름많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 소식도
  9. 9'대구 상가 천장 마감재 붕괴사고', 경찰 합동감식 진행
  10. 10울산마라톤대회 참가자 열 탈진 등 증세로 무더기로 병원 이송
  1. 1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2. 2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3. 3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4. 4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5. 5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6. 6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7. 7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8. 8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9. 9“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10. 10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우리은행
600조 SMR시장 부산이 선점한다
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밀다원 골목서 만난 ‘커피오마카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