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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폭락에 전세계 개미 패닉…하락장 노린 '죽음의 단타'도

싱가포르 영국 미국 나이지리아 등 피해 속출

하락장 노린 단타 세력도…전문가 "비정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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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코인 테라USD(UST, 이하 테라)의 폭락 사태로 국내외 ‘개미 투자자’들이 공황에 빠졌다. 이들은 각종 매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재산 손실의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루나와 테라가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 10위권 내에 들었던 인기 코인이었던 만큼 개미들에게 전례 없는 큰 상처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띄워진 루나 차트. 연합뉴스
●미국 영국 인도 나이지리아 등 ‘외국 개미’도 울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루나·테라 폭락 사태는 한국뿐 아니라 가상화폐 투자가 활성화된 미국 영국 스페인 인도 나이지리아 개인 투자자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루나·테라의 발행 업체인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실직자 노페 이사(25)는 루나가 추락하면서 5000달러(635만 원)를 모두 날렸다며 “내가 가상화폐에 홀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인도 뭄바이의 그래픽 디자이너 테잔 슈리바스타바(31)는 루나 몰락으로 15분 만에 자신의 모든 돈이 사라졌다.

미국 개미의 온라인 투자 토론방인 레딧에도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자녀 3명을 둔 49살 가장은 주택융자 빚이 있는 상황에서 18만 달러(약 2억3000만 원)를 단번에 날려 은퇴 계획을 미뤘다는 글을 올렸다.

또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루나 투자에 나섰다가 2만 달러(2500만 원)를 잃은 24살 미국 청년의 이야기도 한 경제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이 청년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에서 컴퓨터 과학 등을 전공 후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에 입사했다가 퇴사했다. 이후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빌더’로 참여했다. 그는 “테라의 시스템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개선책을 찾아보려 했지만 이번 붕괴를 막진 못했다”고 토로했다.

20대 후반의 한 싱가포르인은 루나를 샀다가 며칠 만에 투자액의 90%인 4만 싱가포르달러(3600만 원)을 날렸다. 스페인의 한 30대 투자자는 루나에 4만 유로(5300만 원)를 투자했는데 현재 4유로(5300원)로 추락했다. 영국 인기 유튜버이자 래퍼인 JJ 올라툰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리플을 대표하는 기념품 토큰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지는 루나 급락으로 280만 달러(35억 원)의 손실을 봤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죽음의 단타 못 멈춘 ‘한국 개미’…추가 피해 우려

한국 청년들도 공황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락장에서 기계적 반등을 노리고 역으로 죽음의 단타에 나서는 이도 많다.

지난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년 차 직장인 김모(28) 씨는 3년간 모은 돈 4000만 원을 잃었다. 김 씨는 “전세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가 월세방도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낙담했다.

또 코인 투자를 위해 5000만 원을 대출받은 양모(30) 씨는 대출금 절반가량을 잃었다. 그는 “주변에서 몇백만 원을 억 단위로 만드는 걸 보고 눈이 돌아가 투자를 시작했는데 넣자마자 마이너스였다”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는 동안 하락장에서 기계적 반등을 노리고 역으로 ‘죽음의 단타’에 나서는 이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를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대학생들의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내 서울대학교 게시판에는 “루나 홀더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루나 코인이 하락할 경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숏’에 투자해 1999% 수익을 올린 것을 인증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우리학교에도 루나 물린 사람 많을까’라는 게시글에는 “100만 원 숏 쳐서 ‘꿀’ 빨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온라인 비트코인 커뮤니티에도 반등을 기대하며 “루나 매수 마지막 기회다” “루나 지금 로또 아니냐”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단타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코인에 심폐소생을 하면서 전체 시장을 해치고 있다. 없어져야 할 코인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거액의 돈을 잃은 일부 투자자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있어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한 투자자는 레딧 게시판에 “집을 잃고 노숙자가 될 신세”라며 해서는 안 될 선택을 자신이 가진 유일한 탈출구로 묘사했고,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해서 주변에 정신건강 상담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연 등이 올라왔다. 싱가포르 매체 투데이도 현지 가상화폐 텔레그램 채팅방에 극단적 선택 시도를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게재됐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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