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물가 5%대 상승 우려
- 대출 상환 부담 가중 불가피
“성장보다는 물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게 예상되는 만큼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통위의 핵심 메시지를 이같이 전했다. 이 총재는 간담회 중에도 수차례 ‘물가 상방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물가안정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 올리면서 “향후 소비자물가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4% 중반의 상승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에서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당장 다음 주 통계청이 발표하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5%대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앞으로 수개월은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이 나올 것으로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정점을 찍는 시기가 올해 중반기를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가가 내려가고 글로벌 공급 교란 요인이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내년 초까지는 물가상승률이 4%대 정도 가다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보다는 물가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한은의 인식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각각 2.7%, 2.4%)은 잠재 성장률보다 높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기보다는 물가 상방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향후 대내외 여건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의 여지도 남아있다. 금통위는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살펴보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도 추가 금리 인상 등과 관련해 “특정 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6, 7월 자료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기준금리가 연말에 2.50%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 올릴 때마다 가계대출이자 비용이 3조 원 이상, 기업은 2조7000억 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