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등어 어획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선망 선단이 두 달간의 휴어기(4월 중순~6월 중순)가 끝났지만 대다수는 출어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형선망의 조업이 계속 늦춰질 경우 육류 곡물 등에 이어 생선류까지 가세해 생활물가 상승이 가팔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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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선망 선단이 두 달간의 휴어기를 끝낸 뒤 첫 출어를 앞두고 있지만 급등한 유가 탓에 출어를 포기하는 선박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선박들로 가득차 있는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 선착장.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6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2022~2023년 어기 출어일이 17일부터 시작되지만 출어를 고민하는 선단이 적지않다. 대형선망 소속 18개 선단 중 3개 선단은 출어를 미루겠다고 통보했고, 나머지 선단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선단이 출어를 미루기는 60년 역사의 대형선망수협 사상 처음이다. 어업인이 최악의 시절로 꼽는 2008년 면세유 한 드럼(200ℓ)이 23만5000원이었을 때도 수협 소속 선단 모두 첫 출어 일정에 맞춰 배를 띄웠다.
현재 어업인에게 공급되는 고유황 경유 가격은 드럼 당 25만9270원으로 1년 전 11만6790원보다 배 넘게 급등했다. 면세유는 세금이 포함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만큼 가격 급등을 피할 수 없다. 현재 유가대로라면 본선 1척, 등선 2척, 운반선 3척 등 모두 6척으로 운영되는 대형선망 선단이 하루에 쓰는 기름값은 3000만~4000만 원에 달한다. 여기다 출어일에 맞춰 선단이 어장 분포 지역을 미리 파악하는 ‘어탐’을 나가는데 짧게는 하루에서 최대 3일 정도 소요돼 경비는 더 들어간다.
매몰비용이 크다 보니 선단은 어탐을 포기한 채 내심 다른 선단이 어황을 먼저 확인하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대형선망수협 한창은 상무는 “출어하는 선단도 하루나 반일 정도만 어탐을 하고 어황이 안 좋으면 포항 등지로 피항해 일정기간 조업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생산비가 오르면 소비자가도 오르는데 어업은 이와 무관해 위판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 생선인 고등어와 갈치 등을 잡는 대형선망이 조업을 하지 않으면 결국 공급 부족에 따른 밥상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정은 쌍끌이·외끌이·대형트롤 어업이 속한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선단도 마찬가지다. 쌍끌이 어업도 두 달간의 휴어기가 끝난 지난 15일이 출어일이었지만 배를 띄운 곳이 한 곳도 없다. 대형선 2척으로 구성된 쌍끌이 선단의 하루 기름값도 2000만~3000만 원이다. 한달간의 휴어기를 가진 외끌이와 대형트롤 어업은 각각 오는 26일, 다음 달 1일 조업을 시작하지만 현재까지 출어를 결정하지 못했다.
정부는 제2차 추가경정예산 239억 원으로 지난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5개월 간 사용한 어업용 면세경유에 대해 기준가격(ℓ당 1100원) 초과분의 50%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드럼 당 22만 원 초과분에 대한 지원이라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선단의 선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어황이 좋았고 기름값이 곧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불확실한 어황에 전쟁 장기화 등으로 유가 인하 시기를 예상할 수 없어 출어에 나서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