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심 정비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공동주택의 분양가 산정 때 필수소요 경비를 반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손질한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제도’도 개선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향후 주택 공급에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분양가 상승으로 서민들이 내 집 마련 기회가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열린 제1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을 논의·확정했다. 분양가 상한제 및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그동안 신축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정비사업의 필수 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는 제도가 너무 경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국토부는 민간 전문가, 업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국토부는 정비사업장 분양가 산정 때 세입자 주거 이전비, 영업손실 보상비, 명도 소송비, 기존 거주자 이주를 위한 금융비, 총회개최비 등 필수소요 경비도 적정 수준으로 반영한다. 아울러 자재비 급등이 분양가에 적기에 반영되도록 주요 자재 항목을 현실화하고 조정요건도 추가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수분양자는 해당 주택의 최초 입주가능일로부터 최대 5년 간 실거주가 의무화되어 있었으나 앞으로는 양도·상속·증여 이전까지만 실거주 기간을 준수하면 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분양가 심사절차 합리화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택지비 검증위원회’를 신설한다. 그동안 민간택지의 택지비 산정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감정평가 결과를 비공개로 검증했으나 외부 의견 수렴 절차가 없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
| 정부가 21일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부산의 아파트단지. 국제신문DB
|
이번 방안에는 분양가 상한제 정비와 별개로 HUG의 고분양가심사제도 개선 대책도 포함됐다. 인근 시세 결정을 위한 비교단지 선정 기준을 준공 20년 이내에서 10년 이내로 조정, 비교 사업장 선정 때 HUG의 세부 평가기준 및 배점 공개 추진, 분양보증 시점에 기본형 건축비 상승률이 최근 3년 평균치보다 높을 경우 분양가를 일부 가산하는 ‘자재비 가산제도’ 신규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국토부는 분양가 제도운영 합리화 방안을 최대한 빨리 이행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한 뒤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어 관련 규칙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에도 즉시 착수한다. 제도개선 사항은 개정 규칙 시행 전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가 이뤄지지 않은 모든 사업장에 대해 적용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주택 공급에 투입되는 필수 비용이 분양가에 보다 적정하게 반영되고 관련 절차도 신속·투명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주택 250만 호+α 공급 계획 추진 과정에서도 다각적인 개선과제를 발굴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의 경직성을 다소 완화했으나 실수요자들의 부담 가중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분양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제도개선 영향 분석을 통해 1.5~4%대의 분양가 상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조합원수, 일반분양 세대수, 사업기간 등에 따라 인상률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