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벳 A주식 수익률이 하룻밤새 2917% 나 뛴 김 모 씨의 증권사 계좌 캡쳐.

‘하룻밤 사이 구글 알파벳 A 주식 수익률이 2917%가 되다니’.

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는 40대 김모 씨는 18일 오후 3시50분께 주식계좌를 열어보고 깜짝 놀랬다. 지난 15일 2235.55달러에 장을 마감한 구글 알파벳 A 주식 수익률이 무려 ‘2917.14%’를 기록한 것이다. 평가 손익만 5722만 원대에 달했다. 김 씨는 자신의 계좌가 맞는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30분가량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배우자와 SNS로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연신 ‘우리 계좌 맞는교’ ‘이게 뭣이고 진짜’ 등을 연발했다. 그동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맴돌던 상황에서 수천 % 수익이 나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김 씨는 “주식계좌를 열어보고 도무지 믿기지 않아 헛웃음만 나왔다. 구글의 주식액면분할 관련 내용을 검색해보고 착오가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증권사에서 관련 내용을 사전에 고지해 줘야 하지 않나 싶다. 만약 주식을 고액으로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수천배 수익에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이는 이날 저녁(현지시간 18일) 미국장에서 구글 알파벳 A 주식이 20분의 1로 액면분할을 하기 전 전산상 관련 데이터를 선반영하면서 벌어진 헤프닝으로 밝혀졌다. 실제 보유 주식의 20배를 계좌에 반영시킨 후 순차적으로 20분의 1로 줄어든 금액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씨의 구글 주식이 1주에서 20주로 늘어났고, 여기에 지난 15일 종가(2235.55달러)가 곱해지면서 수천프로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계좌에 찍힌 것이다. 김 씨의 계좌는 1시간여가 지난 후 정상적으로 분할된 금액으로 변경이 됐다.

증권회사에서도 오후 5시가 되자 주당 111.7775달러로 분할된 금액이 설정되면서 데이터가 제자리를 잡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장이 마감된 오후 3시30분 이후부터 미국 장이 열리는 밤 11시 전(호가매매까지 고려하면 밤 10시)까지 데이터를 수정해야 해 일어난 일”이라며 “호가매수가 시작되기 전까지 간간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우리나라 주식이 이런 상황을 맞았다면 사고라고 봐야 하지만 미국 주식과 연동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해당 증권사를 통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