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국내 가계 금융 불균형 정도가 과거 금융·외환위기 당시보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대연)은 7일 ‘금융불안정성, 장기균형선 넘고 있다’라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의 평균 가계신용 확대 정도는 78.5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장기평균 수준을 큰 폭(28.5포인트)으로 상회했다”며 “기업 금융불균형 누증 정도는 외환·금융위기에 비해 낮은 편이나 장기평균 수준을 큰 폭(21.9포인트)으로 상회하고 있어 향후 위기 수준에 진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현대연은 코로나19 위기 기간을 2020년 1분기~2022년 2분기로 구분 짓고, 이 시기의 변동성 수준을 외환위기(1997년 2분기~1999년 1분기), 금융위기(2007년 3분기∼2009년 3분기) 당시와 비교했다. 자료에 나타난 장기평균 수준은 모두 50.0포인트이다.
코로나19 위기 동안의 가계 금융 불균형 정도는 78.5포인트로, 장기평균 수준에서 28.5포인트 웃돌았다. 금융위기 당시 가계 금융불균형 정도가 75.4포인트, 외환위기 당시 가계 금융불균형 정도가 52.5포인트였다는 점을 보면, 지난 금융·외환위기 때보다 최근의 코로나19 시기가 금융불균형 정도가 더 커진 셈이다. 금융 불균형이란 가계·기업 부채 수준이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한 실물경제 수준과 비교해 얼마나 과도하게 늘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계신용 증가율이 GDP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위기 동안 기업 금융 불균형 정도는 71.9포인트로, 외환위기(89.5포인트)나 금융위기(76.3포인트) 당시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장기 평균 수준보다 21.9포인트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면 위기 수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현대연은 지적했다.
환율 변동성 수준은 56.1포인트로 외환위기(88.0포인트)나 금융위기(74.0포인트) 시기보다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대외채무 수준도 코로나19 시기는 43.6포인트를 기록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 대외채무 수준이 91.2포인트였다는 점과도 대조적이다.
현대연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용시장의 불균형은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으로 주식·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과도한 가계 및 기업신용 누증을 완화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양적 관리 정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