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동향 점검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 채소 코너에서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쿠폰 지급과 성수품 공급 확대 등에 나선다. 대형마트 등에서 농·축·수산물을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싸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20대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42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부활시키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관계부처 합동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올해 추석(9월 10일) 연휴 전 20대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기간 해당 평균 가격은 7.1% 올랐는데 올해 추석을 앞두고 이 상승률만큼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대 성수품 공급 규모를 총 23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평시 대비 1.4배 많은 규모다. 배추·무·양파·마늘 등 농산물은 정부 비축분 방출과 할당관세 도입(양파에 한정), 긴급수입 조처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소·돼지고기 등은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 도입하고 명태·고등어 등 수산물은 비축물량을 전량 방출하기로 했다.

할인쿠폰은 20대 성수품을 중심으로 총 650억 원어치를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추석 공급량 대비 1.8배 많은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1인당 할인쿠폰 사용 한도는 기존 1만 원에서 2만~4만 원으로 확대된다.

쿠폰의 할인율은 20~30%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농협의 자체 할인 등까지 합치면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은 30~40%, 한우·한돈 등 축산물은 20~30%, 명태·고등어·오징어 등 수산물은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총 42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이는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추석 때보다 1조9000억 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의 구매 한도도 올라간다. 지류형 상품권의 구매 한도는 기존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모바일 상품권은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된다.

상시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는 10~12월분 고용·산재보험료 납부를 유예해주고, 전통시장 상인 대상으로는 명절 전 2개월(7월 11일~9월 8일)간 개인·점포당 최대 1000만 원까지 성수품 구매자금을 지원해준다.

서울·부산·인천·광주·울산·충남·전북·경북·경남·제주 등 10개 광역지자체는 버스·지하철·도시가스 소매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을 하반기 중 전면 동결한다.

정부는 코로나19 탓에 2020년 추석부터 중단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귀성·귀경길 교통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명절 기간인 9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면제 시행 여부는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8월 말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