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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공동어시장에 들어설 중도매시장은 제대로일까?

국내에서 가장 신선한 수산물 위판되는 곳

자동선별기 구축하고 중도매시장 개설되면

부산은 전국 최고의 수산물 미식 관광지로

문제는 시설 현대화하기에도 빠듯한 예산

생색내기 그치는 수준으로 조성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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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마치면 산지 위판장에 더해 중앙도매시장을 겸하게 된다. 전국에서 가장 신선한 수산물을 거래하던 공간이 중도매인은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열리는 셈이다. 인구가 340만 명인 대도시 중심지에 국내 연근해 어획물의 30%와 국민생선인 고등어의 80%를 공급하는 초대형 산지 위판장과 중도매시장이 한 곳에 있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가 힘들다.

도요스어시장에 개설된 상점.
일본 도쿄도 도요스어시장은 참고가 될 만하다. 위판이 참치 단일 어종에 그치지만, 위판과 중앙도매시장을 겸하는 데다 도쿄라는 메가시티를 끼고 있고 2018년 10월에 개장해 최신식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도요스어시장 1층은 냉동 저장 창고가 들어서고 경매가 이뤄지는 공간이라 시민들의 접근이 차단됐다. 어획물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려면 최대한 사람의 손을 덜 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4층에서 유리를 통해 참치를 경매하고 해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동어시장이 선별기로 어획물을 분류하는 모습을 이와 같은 형태로 보여줄 수 있다면 참치 해체쇼 못지않은 볼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본 나가사키현 마츠우라어시장에서 봤던, 수십 t에 달하는 고등어가 기계에 쏟아져 들어가고 차곡차곡 크기별로 나뉘어 플라스틱 상자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그 자체로 굉장한 눈요깃거리였다.

도요스어시장은 식도락을 줄기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백화점 식품관을 떠올리게 하는 깔끔한 공간에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참치 맛집이 입점했다. 3대째 가업을 물려받은 장인이 가장 신선하고 좋은 참치로 초밥을 만들었다고 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일 새벽 5시에 경매를 시작한 신선한 참치를 파는 가게도 있었고, 두세 시간이면 물건이 모두 팔린다.

공동어시장에는 전국에서 가장 신선한 고등어와 함께 각종 희귀 어종이 들어온다. 지난 2월에는 준치 250t이 대량으로 위판돼 전국의 미식가들이 주변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설치될 자동선별기는 잡어로 분류돼 버려졌던 각종 희귀 어획물을 판매가 가능한 수준으로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공동어시장이 상시로 일반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볼 수 없는 별미인 생선을 판매할 수 있다면, 부산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수산물 미식 관광지로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예산을 따져보면 이런 청사진은 망상으로만 보인다.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에 2014년 확정된 예산은 1729억 원. 여기에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올해 560억 원가량이 더해졌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엔 기존 시설을 현대화하기에도 빠듯한 예산이다. 위판기능이 빠진 중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 예산 5237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동어시장에 개설되는 중앙도매시장은 형식에 그칠 정도로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공동어시장 시설현대화가 수십 년 동안 지역 어업인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것 만큼, 같은 기간 동안 부산시민은 신선한 수산물을 살 수 있는 산지 대형 수산물 중도매시장을 꿈꿔왔다. 이 때문에 중도매시장 개설이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명분을 얻었고, 이를 조건으로 좌초될 뻔한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이 재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중도매시장이 요식행위에 그치는 수준으로 조성된다면 현대화사업은 시민 염원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취지부터 흔들릴 수 있다. 이런 걱정이 우려에 그칠 수 있도록 공동어시장 중도매시장이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조성되기를 바란다.


권용휘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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