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과환수금 감면안 다음 달 확정
- ‘안전진단 완화’ 수영현대 등 환영
- 도심복합사업 민간에 개방 등
- 민자 주도 주택공급 방안 초점
- “시장 침체에 시의적절” 평가 속
- 공급과잉 등 부작용 우려도
16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은 민간 활력 제고, 공공 지원, 주택품질 제고 등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과도한 규제 등으로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지 못했던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만큼 정부 방안의 초점은 각종 규제 완화로 민간 사업자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 서민과 무주택자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자는 데 맞춰졌다. 구체적 목표는 부산을 비롯한 지방 대도시 52만 호를 포함해 2027년까지 전국에 270만 호 공급으로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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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왼쪽에서 두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하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선 재건축·재개발 규제 뿐만 아니라 각종 혜택을 부여하는 민간도심복합사업 유형이 신설되며 도시계획의 규제를 받지 않는 도시혁신계획구역 제도가 도입된다. 청년 등 무주택 서민에게는 시세의 70% 이하의 가격에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사업유형은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도시개발, 지구단위계획구역, 기타 일반주택 사업 등으로 세분화됐다.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도 핵심 방안 가운데 하나다. 이전까지 정부 및 관련기관이 수행했던 공공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주도로 수요가 많은 도심·역세권에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자는 것이 취지다.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로 꼽히는 재건축 부담금의 감면 방안이 다음 달 확정된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도 이전보다 수위가 낮아진다. 정비사업 시행 때 임대주택을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상향해주는 제도의 대상은 주거지역 뿐만 아니라 앞으로 준공업지역으로도 확대된다. 신규택지 개발 때는 택지조성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가 시행된다.
민간의 정비사업과 도시개발사업 때 그동안 공공주택 조성에만 적용되던 통합심의제도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아울러 정부는 정비사업 시행 때 임대주택을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올리는 한편 이 주택을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구입자 등에게 시세의 70% 이하로 공급할 계획이다. 실거주자의 초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40년 이상 장기 대출을 저금리로 제공한다.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 부산의 ‘재건축 대어’ 사업장들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내륙 대장’으로 꼽히는 동래구 럭키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동래럭키추진위는 지난달 말 동래구의 예비안전진단에서 ‘필요’ 결정을 받았으나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정밀안전진단을 일단 미뤄놓은 상태다. 동래럭키아파트는 2020년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을 받았으나 까다로운 조건에 ‘불필요’ 판단을 받아 사업이 중단됐다.
역시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셨던 수영구 현대아파트(1988년 준공·1180세대)도 기대가 크다. 수영 현대아파트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았으나 2차에서 점수 0.05점 차이로 C등급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으며, 당시 정비업계에서는 이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수영 현대아파트 측은 현재 재건축을 위한 사전타당성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에서 드물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재건축사업장 역시 정부가 이를 손 볼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줄어든 상황에서 도심지 내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재건축 규제 완화는 시의적절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수도권에 비해 지방에 공급하는 주택 물량이 적은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온 정부 대책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등에 대한 규제 완화가 주택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면 시장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 우려다.
반면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이 중요한 만큼 충분한 물량 제공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밝힌 것처럼 정부 정책이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에 맞춰진다면 시행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