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안 공람과정서 부울경 주민 우롱
- 기후위기 취약한 핵발전 폐기해야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핵폐기물을 더이상 발생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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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이 고리2호기 수명 연장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는 애초 2023년 4월 수명이 만료되는 것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 방침에 따라 수명 연장이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고리 2호기 인근에 있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고리 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보고서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수명 연장에 따른 주민들의 우려와 의견을 다양하게 듣겠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초안의 내용이나 절차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는다.
에너지정의행동 이영경 사무국장은 최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리 2호기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바뀌거나 새로 발표된 원전 관련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무국을 둔 에너지정의행동은 ‘평등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세상을 만든다’는 활동 계획을 세우고 2000년 출범한 단체다.
이 국장은 해당 보고서 초안에 대한 공람 절차의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그는 “(공개된) 초안을 보고 부울경 주민이 의견을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보고서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초안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도 “고리 2호기가 부산 울산 등 대도시 주변에 있는데도 중대사고 발생 시나리오가 미흡하고 (중대사고 발생 시) 방사능 피폭과 인명 피해 등에 대한 평가 결과도 명확하지 않다”며 “고리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면 핵폐기물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도 처리 방안 역시 보고서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엉터리 보고서를 기반으로 깜깜이 의견 수렴을 하면서 법적 절차를 갖췄다고 하는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최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신고리 1호기의 터빈 발전기가 정지된 것과 관련해 “핵발전이 기후위기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핵발전이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아니라 ‘폐기해야 할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실무안은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원전 발전 비중(국내 전체 전력 발전량 대비)을 33%까지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1%로 낮추는 게 골자다. 이는 고리 2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 12기의 수명 연장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이 국장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할 방법도 장소도 없는 상황에서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새로 건설하겠다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미래로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 축소에 대해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