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전경. 국제신문DB

국내 원전의 안전 관리 등을 위해 최근 5년간 총 5조1000억 원의 비용이 ‘수선유지비’ 명목으로 집행됐으나 원전 가동이 정지되는 사고는 매년 반복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집행된 원전 수선유지비는 총 5조1714억 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9185억 원 ▷2018년 9954억 원 ▷2019년 9531억 원 ▷2020년 1조2182억 원 ▷2021년 1조86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대비 지난해 집행액은 18.3%(1677억 원) 늘었다.

원전별 수선유지비 총액(2017~2021년)은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이 1조316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울진군 한울원전(1조2953억 원) ▷경북 경주시 월성원전(1조1623억 원)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1조493억 원)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3478억 원) 순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선유지비 투입에도 같은 기간 원전의 가동 중지는 이들 4개 원전에서 총 34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 일수를 보면 신고리 157.02일, 월성 151.64일, 한울 106.42일, 고리 77.1일, 한빛 14.38일, 신월성 12.55일로 집계됐다.

가동 중지는 태풍으로 인한 원자로 자동 정지, 해양생물 취수구 유입에 의한 터빈 정지, 화재 발생 이후 정비를 하기 위한 원자로 정지 등의 경우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김 의원은 “수선유지비가 매년 증가하는 데도 원전 가동 중지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원전 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 고리원전 2호기 등 노후 원전들의 수명 만료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만큼 안전성과 경제성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