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와 우유 쌀 등 원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식품 제조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고물가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식품 제조업체들의 다양한 생존전략이 나타난다.

한 편의점의 진열대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정인덕 기자

16일 부산의 한 편의점은 30일까지 예정돼 있던 ‘2+1 할인행사’를 일부 제품에 한해 중지했다. 제조업체가 높아진 원자재 값에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행사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확인된 중단 제품은 ▷하리보 골드바렌 2000 ▷하리보 해피콜라 2000 ▷하리보 스타믹스 2000 ▷하리보 웜즈 사우어 2000 ▷하리보믹스 시우어 2000 ▷하리보 자몽 ▷하리보 해피콜라 시우어 2000 등 8종이다.

부산의 편의점 점주는 “급작스레 변경돼 아직 정확한 물품의 공지는 없었다. 원재료 수급 문제로 급하게 행사가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행사를 중단하는 것 이외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제품의 양을 줄이는 방법으로 생존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제과 업계는 물론 햄버거 패스트푸드점, 식당 까지 그 범위는 다양하다.

오리온은 최근 초콜릿 바 ‘핫브레이크’의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5g 줄였다. 그 대신 가격은 1000원으로 유지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최근 토핑 요구르트 ‘비요뜨’의 용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5g 줄였다. 이 역시 가격은 1400원으로 동일하다. 농심의 ‘양파링’도 84g에서 80g으로 4g줄였으나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오징어집’ 역시도 용량이 83g에서 78g으로 줄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지난 9월 폭염과 폭우 등 기후 여파로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자 양상추를 빼거나 줄이는 식으로 햄버거를 제공했다. 맥도날드는 양상추를 평소보다 적게 넣어 제조했고, 롯데리아는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 제공하다 논란이 된 바 있다.

인하대 이은혜 (소비자학과)교수 “제품의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역풍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전략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요인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면서 “혁신을 통해 제조업체가 인상요인을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는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과 저렴한 상품 찾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