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24일 0시 전국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국내 거점 항만에서는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24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수도권 물류 허브인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에서 조합원 1000여 명은 파업 출정식을 했다. 이날 화물연대 서경지부 조합원들은 집회를 시작하면서 의왕ICD 1기지 입구 교통섬 주변 왕복 4차로를 모두 막았다. 이곳은 화물연대가 집회 신고(오전 10시∼낮 12시)를 낸 곳이다.
의왕ICD는 전체 부지 75만㎡에 42만㎡ 규모의 컨테이너 야적장을 갖춰 매년 137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가 오가는 수도권 물류 허브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의왕ICD와 평택·당진항 등 물류 거점에 17개 중대 1200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비조합원 차량 운송방해, 차로 점거, 운송기사 폭행, 차량 손괴, 사업장 봉쇄 등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앞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과 품목의 기존 컨테이너 시멘트 외 철강재 위험물 사료 곡물 택배지 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 안전 운임제 개악안 폐기 등을 요구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최소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 시멘트 컨테이너 화물에만 한시적으로 도입(일몰제)된 뒤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일몰 폐지를 주장하며 8일간의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적용 품목 확대 논의를 조건으로 파업을 풀었다. 하지만 당정은 지난 22일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 3년 연장은 가능하지만 안전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품목까지 제도 적용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해 5개월 만에 다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의왕 ICD를 비롯해 부산 신항, 전남 광양항, 충남 현대제철 등의 출입구를 막을 것이라고 강경 행동을 예고했다. 실제 이날 당진 현대제철 앞 1000명, 군산항 1000명, 부산신항 800명 등 2만2000명으로 추정되는 화물연대 조합원 중 43%(9600명)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정부는 봤다. 출정식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각 지역본부에서 화물 노동자의 파업 동참을 요청하고 있어서 파장은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는 이날 연수구 인천 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인근에서 출정식을 한 뒤 선광·한진 컨테이너터미널과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에서 파업 동참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중구 남항 인근 운송사 사무실,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정유사들의 저유소 등지에서도 화물 노동자들에게 운송 작업 중단을 요청할 예정이다.
인천항의 화물 반출입량은 이날 현재까지는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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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국토부 비상수송차량이 파업참가 차량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화물연대 부산본부도 조합원 수백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자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관계사들은 초 긴장 상태에 빠졌다. 부산항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 (BPA)는 수출화물을 조기에 반입하고,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임시장치장 확보에 나서는 등 대비에 나섰다.
BPA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터미널운영사의 수출화물 선적 반입 가능 기준일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완화해, 파업 전 조기에 수출화물이 부두로 반입될 수 있도록 했다. 집단운송 거부 장기화에 대비해 배후단지 등에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임시장치장도 확보 중이다.
부산시도 비상수속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시는 물류난에 대비해 위해 8t 이상 자가 화물차의 임시 유상운송과 터미널 내에서만 컨테이너를 옮기는 야드 트랙터가 컨테이너 야적장까지 임시로 운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자 최근 정부는 “불법 행위에 관용 없이 엄정 대응하겠다”며 6월 파업 때보다 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예고, 자칫 경찰과 조합원간 큰 충돌도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도 각 지자체에 운송거부자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