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4일로 11일째를 맞은 가운데 컨테이너와 시멘트 물동량은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 그러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항만당국은 카보타지 등 장기 대책을 속속 실시하고 있다.

경남 창원 진해구 부산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 모습. 국제신문DB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2082TEU로, 평시 대비 33% 수준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6208TEU)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출입량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도 컨 반출입량이 1만862TEU로 평시 42.4%까지 회복했다. 장치율은 68.3%로 평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전날인 지난 3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항만 컨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63% 수준까지 올랐다. 화물연대 총파업 후 첫 주말이던 지난달 26일 반출입량의 233% 수준이다. 부산항 역시 반출입량이 평시 대비 80%까지 회복했다. 이날 시멘트 운송량은 8만4000t으로, 평년 토요일 운송량(10만5000t) 대비 80% 수준을 기록해 숨통을 틔웠다. 국토부는 전날부터 총 412대의 시멘트 수송용 차량에 과적 차량(26ｔ→30ｔ) 임시 통행을 허가했다.

　하지만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항만당국은 장기화 대책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외국 선박의 국내항 간 연안운송(카보타지)을 19년 만에 허용했으며, 야드트랙터의 부두 밖 운행을 개시했다. 항만 내 유관기관과 협력해 항만별 긴급화물 호송 지원단 운영도 준비 중이다.

　항만 분야 피해가 적은 이유로는 우선 실효성 높은 사전대응책이 꼽힌다.

　항만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던 2003년 화물연대 파업 이후 관련 당국과 업계는 사전 물량 처리 및 컨 임시장치장 마련, 공컨테이너 반출 및 반입 자제 등 대비 노하우를 쌓아왔다. 2003년 당시 부산항 항만기능이 북항에 집중됐던 반면, 이제는 부산신항이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북항 대비 컨 장치장이 신항 근처에 많은 것도 한 이유다.

　특히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신항 내부통로(ITT)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2차 총파업 이후 내부통로를 통한 컨 처리량은 9만TEU에 이른다.

　또 코로나 엔데믹 영향으로 전 세계 물동량이 최고점에 달했던 지난 6월과 달리 전 세계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감소세인 점도 장치율 안정에 한 몫을 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파업 초반 항만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던 광양항이나 울산항은 차주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아 파업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부산항이나 인천항은 30%정도에 그쳐 여파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