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경기 침체·금리인상 등 영향
- 현금 등 유동자산 12.6→14.2%
- 거주용은 29.1→ 27.5% 조정
10억 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우리나라 ‘부자’가 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 경기 침체를 반영하듯, 이들 부자의 현금 등 유동성 자산은 늘고 부동산 비중은 줄었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인 부자는 4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82%에 달했다. 이들 부자의 총금융자산은 2883조 원으로 10.1% 증가했다. 금융자산 규모별로는 부자의 90.7%(38만5000명)가 10억∼100억 원 미만을 보유했다. 100억∼300억 원 미만 고자산가는 7.3%(3만1000명), 300억 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2.0%(9000명)였다.
올해 기준 부자들은 평균적으로 부동산과 금융에 56.5%, 38.5%씩 자산을 나눠 보유했다. 2021년(부동산 58.2%, 금융 36.3%)과 비교해 부동산 비중이 줄었다. 일반 가구의 부동산, 금융 비율(79.5%, 16.1%)과 비교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2.4배에 이른다.
한국 부자의 세부적 자산 구성은 부동산(27.5%),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주식·리츠·ETF(7.9%) 순이었다. 유동성 금융자산 비중(12.6% → 14.2%)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거주용 부동산 비중(29.1% → 27.5%)은 줄었다. 연구소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두드러진 주식·부동산 등 자산 시장 부진과 금리 인상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제 막 부자가 된 ‘신흥 부자’는 ‘전통 부자’보다 부모 지원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사례가 많았다. 이른바 ‘금수저’로 태어나 남들보다 쉽게 부자가 될 기회를 잡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4명 중 1명만 자신을 부자로 인식했다.
KB금융지주는 금융자산 10억∼20억 원을 보유한 30∼49세 개인을 ‘신흥 부자’로 정의한 뒤, 20억 원 넘게 가진 50대 이상 ‘전통 부자’와 비교했다. 지난해 기준 신흥 부자는 7만8000명으로, 부자의 18.4%를 차지했다. 이들의 금융자산은 99조5000억 원으로, 부자의 총금융자산 중 3.5% 규모였다. 신흥 부자는 부의 원천을 묻자 32.2%가 사업 소득을 꼽았다. 부동산 투자(26.4%)와 상속·증여(20.7%)가 뒤를 이었다. 전통 부자에 견줘 상속·증여 비중은 5.2%포인트, 부동산 투자 비중은 1%포인트 높았다. ‘금수저’ 비중이 전통 부자보다 더 큰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 한국 부자들은 우선 부채를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금융 부채가 있는 부자 비중은 2019년 56.5%에서 2020, 2021년에는 각각 43.8%로 낮아졌다. ‘빚도 자산이다’는 말과 달리 한국 부자의 61.8%는 ‘부채는 자산이 아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은 부채를 부동산 매입에 활용하지만, 이를 빚으로 인식해 우선 상환하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