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엑스포 성공의 이면엔 주목할 만한 인물이 하나 있다. 박람회공사 회장을 맡아 엑스포 시행을 진두지휘한 짐 패티슨(Jim Pattison·사진)이다. 패티슨은 자동차 딜러로 출발해 거부로 성장한 사업가다. 캐나다가 두 번째 엑스포를 유치하자 패티슨은 연봉 1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즉 자원봉사로 엑스포 일에 뛰어들었다.
캐나다인들은 ‘세일즈의 귀재’로 유명한 그가 과연 공공사업인 엑스포에서도 뛰어난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봤다. 박람회장 건설은 첫 삽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동자 파업으로 위기를 맞았다. 패티슨은 노조 미조직 회사로 대체하는 등 강경책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공사가 5개월 가량 중단되는 사태는 막을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건설 공기는 가까스로 맞췄다. 하지만 재정은 3억1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났다고 문을 닫을 수 없는 공공 프로젝트 특성은 사업의 달인인 그도 어쩔 수 없었던 셈이다. 재정적자는 연방정부 보조금과 기업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패티슨은 엑스포 폐막 후 박람회장 입구의 국기게양대를 매입해 자신이 운영하는 밴쿠버 근교 서리 자동차판매장에 옮겨 세웠다.
‘프래그 원(Flag One)’이라 이름 붙인 이 게양대는 맞은편의 21층 쉐라톤호텔보다 더 높은 지역 명물이 됐다. 지금도 단풍잎 문양의 캐나다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패티슨은 밴쿠버동계올림픽 조직위에도 참여해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위 훈장(Order of Canada)을 받았다. 현재 94세인 그는 여전히 현역 사업가다. 캐나다 재계 2위 짐 패티슨 그룹 회장이자 자산 57억 달러를 보유한 캐나다 4위 부자로 자선사업 등 다방면의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