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진 구조가 낙하산 빌미
- 지역·내부여론 반영 어려워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의 키를 쥔 사외이사 가운데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사는 사실상 1명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과 내부 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인사들이 BNK금융지주를 좌지우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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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 1층 로비에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낙하산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 등이 설치돼 있다. 전민철 기자 |
BNK금융지주는 오는 13일 임원후보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최고경영자(CEO) 후보군(롱리스트·Long-List)을 확정한다. 후보군에 자동으로 포함되는 BNK 계열사 대표 9명 외에 외부 자문기관에서 추천한 인사 10명 등 19명이 대상이다. 임추위는 서류 심사로 1차 후보군을 압축한다. 경영계획 발표(프레젠테이션)와 면접, 외부 평판 조회 결과를 반영해 2차 후보군을 정한다. 마지막으로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그러나 차기 회장 선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임추위원 중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사는 1명뿐이다.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8명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이 임추위를 구성한다. 임추위원장인 허진호 변호사를 비롯해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이태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 김수희 변호사,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박우신 전 롯데케미칼 상무 등이 임추위원이다.
사외이사 임추위원 6명 중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부산상고 동문이자 경성대 경영학부 교수 출신 이태섭 이사를 제외한 5명은 수도권에서 활동한다. 최경수 전 이사장은 김 회장에 이어 현대증권 대표를 지냈고, 유정준 전 대표는 한양증권 대표 시절 부국증권 대표였던 김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여성·30대 사외이사인 김수희 변호사는 수도권에 본사가 있는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 법무이사이다. 경남고 출신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을 운영했던 허진호 변호사는 부산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냈지만 지금은 수도권 법률사무소에 있다. 박우신 이사는 BNK금융지주 최대 주주인 롯데 측 추천 인사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임추위도 대부분 서울에서 열린다.
이런 사외이사 구조는 BNK금융지주가 외풍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임추위가 다수의 타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것이 외풍이나 정치권 영향을 많이 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진행되는 낙하산 인사는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가장 쉬운 일이 ‘사외이사 흔들기’라고 한다. 지분 하나 없는 사람들이 회장 선임 같은 중요한 결정을 임의로 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