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10월 입주율도 72.5% 그쳐
- 소규모 단지 중심으로 심화 전망
- 전문가 “시장회복 특단조처 필요”
입주 지정일 만기를 맞은 부산지역 소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계약금 포기(마이너스 프리미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거래절벽 탓에 입주가 도래해도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비싼 연체 이자를 내야 할 처지가 되자 이미 지불한 계약금까지 받지 않을 테니 ‘제발 사가라’며 등 떠미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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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엑스더스카이에서 바라본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 전경. 이원준 프리랜서 |
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 A아파트 98㎡형 호가가 3억9400만 원을 기록했다. 이 물건은 계약금 4500만 원을 포기한 속칭‘마이너스 피(마피)’ 아파트다. 이 아파트 단지 매매 물건 대부분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간혹 ‘무피(분양가대로 받는 것)’가 눈에 띄긴 하지만 대부분 1000만~4500만 원의 마이너스 피를 붙여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 아파트 98㎡형 매매가는 지난해 10월 7억 원에 근접했다.
이 아파트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청약 불패’였던 남구는 물론, 좋은 입지로 주목받았던 연제구 B아파트까지 입주가 임박한 곳 중심으로 마이너스 피가 등장한다. 이 단지는 내년 1월 입주 예정이라 대부분 무피 물건이 많지만, 마이너스 피가 2000만 원까지 나오고 있다. 부산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피가 뜨면 그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전체가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입주 지정일 만기가 도래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며 “예전에는 입주일을 45일만 줘도 다 입주했다. 그런데 요즘은 입주일은 90일로 늘려도 미입주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피 현상은 거래절벽으로 살던 집을 처분하지 못해 잔금이나 중도금을 치를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입주 지정일이 지나도록 중도금과 잔금을 넣어 청산하지 못하면 그에 대한 연체 이자를 낸다. 보통 중도금 대출금리의 배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형성된 연체 이자는 연 6~9%다. 차선책으로 전세라도 나가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미입주 문제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주택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전국 10월 입주율은 72.5%에 불과하다. 10명 중 3명 가까이 실제 입주를 하지 않은 셈이다. 미입주 원인은 ▷기존 주택 매각 지연(37.5%) ▷세입자 미확보(32.1%) ▷잔금 대출 미확보(26.8%) 순으로 조사됐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빨리, 그리고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이라는 피해 갈 수 없는 불안 요인이 커지기 때문에 정부가 다시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특단의 조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