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화물연대의 조사방해 행위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파업을 종료한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1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진행된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부당한 공동행위와 사업자단체 금지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향후 파업이 종료될 시에도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못 박았다.

앞서 공정위는 화물연대의 이번 파업 과정에서 서울 강서구 화물연대 본부와 부산 남구 부산지역본부를 대상으로 총 3차례에 걸쳐 현장 조사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대표부 부재’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해 조사 자체는 무산됐다.

이에 공정위는 “자료 제출 및 출석 요청을 통해 소속 사업자에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다른 운송자의 운송을 방해하는 행위 등이 있었는지 계속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의 조사 거부 행위를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도 심의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소속 회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사업자끼리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합의해서도 안 된다.

문제는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을 사업자로 볼 수 있느냐다. 공정위는 화물연대 소속 차주 대부분이 사업자 등록을 했고, 본인 소유 차량을 이용해 영업하는 점 등에 미뤄볼 때 사업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형태와 무관하게 둘 이상의 사업자가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목적으로 조직한 연합체’를 사업자단체로 본다. 하지만 노조는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오는 21일 전원회의를 열고 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가 건설사에 비노조원과의 계약을 해지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심의할 예정인데, 심의 결과가 화물연대의 사업자단체 여부를 가르는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경쟁법 학계 안팎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을 시장 경쟁 제한 행위로 제재하는 것이 적정하냐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