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조선업·車 선방 영향 85
- 전문가 “최대 변수 금리” 경고
- 부산상의 “기술혁신 지원 최선”
살을 에고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경제 한파에도 계묘년 새해 부산에서 희망을 본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이 2023년 한 해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주역이 되는 꿈을 꾼다. 지역 재계는 전국에 불어닥친 칼바람에 부산 울산 경남이 한 줌 온기를 전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산 울산 제조업이 그 실마리가 될지 관심을 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부산의 BSI가 93으로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 응답이 긍정보다 많으면 100을 밑돌고, 반대의 경우 100을 넘는다. 비록 부산 제조업 BSI는 ‘경기 전망을 좋게 본다’는 기준선인 100 미만이지만, 전국에서 가장 높다. 내년 1분기 제조업 BSI 전국 평균은 74다. 앞 분기에 견줘 1포인트,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분기(75)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부산 제조업 BSI는 올해 4분기 79였다가, 새해 1분기에는 93으로 급상승했다. 올해 4분기를 제외하면 2분기 97, 3분기 85 등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새해 1분기에는 90을 넘기면서, 기업들은 “어렵지만 해볼 만하다”고 전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역경을 극복해내겠다는 지역 제조업계 의지가 담겼다고도 볼 수 있다.
울산의 새해 1분기 제조업 BSI도 85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울산 역시 최근 1년간 제조업 BSI 추이를 보면 80대 중반을 유지했다. 올해 2분기 88에서 3분기 71로 낮아졌지만, 4분기에는 87로 뛰었고 새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지켰다. 경남은 새해 1분기 BSI가 77로 부산 울산보다는 좋지 못하지만, 전국 평균보다는 조금 높다.
부산 울산의 전망이 나쁘지 않은 것은 조선 조선기자재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의 ‘선방’ 덕분이다. 업종별 BSI에서 조선업·조선기자재의 새해 1분기 BSI는 96, 자동차·부품은 84로 조사됐다. 조선업·조선기자재 BSI는 제약(104)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자동차·부품은 화장품(95) 의료정밀(87)에 이어 업종별 BSI 5위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부산과 울산의 제조업 BSI에 대해 “조선업을 포함해서 자동차 업종의 BSI가 괜찮은 편으로 나온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부산 울산의 산업이 재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국적으로 경기 한파가 지속되고, 새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부진의 영향이 크다.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의 BSI는 68이었다. 부산과 울산은 ‘반도체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계묘년 새해 부산 울산이 산업 구조 다변화와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 울산은 산업 구조가 전통 업종에 머물러 있고, 첨단산업이나 주요 대기업이 거의 없다. 또 부산 울산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의존도가 매우 낮다. 이에 부산시 울산시와 지역 재계는 새해에 전통 산업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부지런히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살인적인 고금리는 새해에도 지역경제를 어렵게 할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새해 동남권 경제의 최대 변수로 금리를 꼽았다. 지역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새해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부산 사정이 전국 상황보다 더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상반기까지 계속될 금리 인상을 버텨내면 하반기 지역 사정은 더 나아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산 상공계 수장은 계묘년 새해 도약을 다짐했다.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내년 경기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부산 기업들은 오히려 이 시기를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기술 혁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