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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도시 부산, 상가가 텅 비었다

거래절벽…통째 빈 상가도, 고물가에 임대료는 여전

장사 포기하는 상인 급증…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3-01-25 20:26:26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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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세밀한 통계는 없지만, 부산지역 거래가 줄어든 건 맞습니다. 아니 거의 거래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시장이 얼어붙은 걸로 따지면 아파트보다 상가가 더 심각합니다.”
25일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매매·임대’ 안내문이 내걸린 채 텅 비어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5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만난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 거래절벽’에 관해 길게 얘기했다. 문제가 가볍지 않다는 의미였다. 이날 찾은 해운대구 중동 한 아파트 단지 상가는 전문가의 말을 어렵지 않게 증명했다. 1층의 절반 이상은 빈 점포였다. 이 아파트는 입주일이 1년을 훌쩍 넘긴 곳이다. 인근 다른 아파트 단지 상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부분 공간을 학원이 차지했고, 절반가량은 텅 비었다.

동래구 온천동 한 주상복합건물 상가도 다르지 않았다. 1층에는 커피숍과 빨래방 등 소규모 점포 몇 개가 자리했지만, 2층은 아예 통째로 비어 있었다. ‘임대 문의’ 안내문과 현수막만 나붙었다.

부산지역 상가 거래가 뚝 끊겼다. 8대 특별·광역시 중 자영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부산(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2면 보도) 상황을 고려하면 시민의 경제활동도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를 보면 부산 상가 공실률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중대형(50% 이상 임대되고 있는 3층 이상, 혹은 전체 면적 330㎡ 초과 건물)과 소형 상가 공실률은 15.6%, 5.0%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던 전년 4분기보다 0.6%포인트, 0.2%포인트 올랐다. 집합 상가 공실률은 7.8%였다(전년 조사 없음). 팬데믹이 끝나가는 시점에도 공실률이 오히려 조금 오른 것이다.

팬데믹 기간 폐업한 자영업자가 늘면서 부산에서 상가 임차인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지역 전체 자영업자는 35만5000명으로, 전년(37만 명)보다 1만5000명 줄었다. 부산의 자영업자가 연간 기준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좀처럼 내리지 않는 임대료도 거래절벽을 부추긴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손해가 임대료에 반영돼, 자영업자는 새로 장사할 엄두를 못 낸다. 해운대구와 부산진구에서 식당을 하는 A 씨는 “아파트값은 급락해도 임대료는 줄지 않았다. 코로나 때도 상가 주인이 한 푼을 안 깎아주더라”며 “거리두기에도 3년을 버텼는데 장사가 좀 되려나 했더니 경기가 앞을 가로막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건설업자는 원자잿값과 물가 상승분을 분양가격에 적용하고, 높은 분양가를 낸 투자자는 이를 임대료에 반영한다.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자영업자가 장사를 포기하면서 다시 건설업자와 투자자에게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부산 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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