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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라노] 임차인 발 동동 구르게 만드는 '역전세' 피해 예방하려면

지난해 부산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 712건

집주인이 보증금반환대출 하려고 해도 규제 있어

계약 만료 1년 전까지 허그 전세보증보험 가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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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라노는 단연코 ‘집’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라노는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달려간답니다.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죠. 라노에게 공감하시는 분들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집이 주는 아늑함과 안정감, 포근함을 만끽하다 보면 빨리 내 집 마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라노는 월세와 전세, 매매 중에 어떤 방법으로 집을 구하면 좋은지 고민에 빠졌어요. 물론 지금 당장 라노가 집을 구할 건 아니지만 미리 생각해놓으면 좋으니까요! 그래서 라노는 요즘 부동산에 관한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동산 현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됐어요. 그러다 ‘역전세’라는 말을 들었어요. 생소한 단어에 라노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궁금한 것은 못 참는 라노가 역전세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부산의 전경. 국제신문DB
일단 ‘역전세’가 어떤 뜻인지부터 알아봐야겠죠? 역전세는 전세를 갱신하거나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 시 이전 계약보다 보증금이 낮아진 경우를 말합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신규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할 수 있고, 이전 세입자는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라노가 전세 보증금 2억 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2년 뒤 계약이 끝나고 라노가 다른 집을 찾아 지금 전셋집과는 계약을 끝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2년 사이 전세 보증금 시세가 1억 원이 내려가면서 집주인이 라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입니다.

문제는 라노가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도 발생합니다. 전세 시세가 내려갔으니 라노는 2년 전과 같이 2억 원을 전세 보증금으로 걸어놓을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집주인과 합의를 보고 금액을 낮춰서 재계약을 하게 되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줄 돈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반환하지 못한 차액에 대한 이자를 집주인에게 거꾸로 지급받을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을 빚어낸 것이 바로 역전세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712건으로 재작년 480건보다 48.33% 증가했습니다. 신청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0~50건에 불과하던 신청 건수가 거래 절벽이 시작된 하반기 이후부터 ▷9월 52건 ▷10월 77건 ▷11월 112건 ▷12월 121건 ▷올해 1월 121건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이란 계약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임차권을 등기부를 통해 공시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보험 신청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이 수치의 급증은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 늘고 있음을 뜻합니다.

라노가 다니는 부산 국제신문 근처 역전세 현황. 최근 거래된 전세가격이 2년 전 같은 기간 동안 거래된 평균 전세가격보다 낮을 경우 ‘호갱노노’에 역전세로 집계된다. 호갱노노 홈페이지 캡처
2020년 임대차 3법의 시행으로 인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폭등하며 가격에 거품이 생겼습니다. 지난해부터 2020년 당시 생긴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폭락했고, 역전세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역전세로 인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전세보증보험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전세 계약 만기 1년 전까지 가입을 해야 하죠. 보험료도 납부해야 합니다. 허그에서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일이 걸립니다. 허그에서 보증사고가 났다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보증금을 전부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허그는 보증금의 80~90% 정도만 보상해 줍니다.

허그에 가입을 해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죠. 허그에 가입하지 않은 임차인은 개인 소송을 준비해야 합니다. 법적 분쟁을 통한 보증금 반환의 경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소송을 하면 거의 100%의 확률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계약했을 당시 전세가격보다 떨어졌을 경우에는 전부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많은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허그나 법원의 개입 없이 집주인이 대출받아서 전세금을 돌려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라노도 그 점이 의문이었거든요. 라노가 알아본 결과, 집주인이 보증금반환대출을 하려고 해도 규제가 있어 대출을 하기 어렵다고 해요. 3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이 대부분인데, 우리나라에서 다주택자는 대출을 어렵습니다. 전세 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3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집주인의 집에 들어갔는데 역전세가 일어나면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DSR이라는 규제도 있습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원리금 상환액으로 대출 상환 능력을 심사하기 때문에 엄격합니다. DSR의 제재를 받으면 대출이 불가능하죠.

부산 연제구 랜드고 부동산 중개법인 이승헌 대표는 역전세 현상이 앞으로 1~2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0년 이후에 생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거품이 제자리를 찾아가기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죠. 하지만 더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지금이 최저 가격이라고 본 것입니다.

역전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도 모르고,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리도 없죠. 정부가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한다는 사유 내에서 다주택자들에게 대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DSR 규제도 풀고, 허그의 전세보증보험을 개정해 보증금의 80~90%만 돌려주는 것이 아닌 100%를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집주인에게 대출 등을 통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임차인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역전세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제일 좋겠죠. 전세를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가장 먼저 전세를 들어갈 주택의 매매가와 실거래가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등기상의 권리관계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중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집주인과 직접 거래하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할 일입니다. 중개 수수료를 아끼려다 전세 보증금을 모두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 이 대표는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고 부동산을 통한 거래를 진행해야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허그에 아직 가입하지 않으신 분들은 부동산 만기 1년 전까지 전세보증보험에도 무조건 가입해야겠죠. 집주인과 합의를 해서 좀 더 낮춘 보증금액으로 전세 재계약을 했을 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허그 재계약은 필수죠. 전세 보증금액이 달라지면 계약서도 다시 적어야 하고, 보험료도 달라지기 때문에 재계약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 대표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은 필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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