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운송기능은 하지 않고 지입료만 챙기는 회사는 화물운송시장에서 퇴출된다. 또 지난해 두 차례 벌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의 쟁점이던 화물차 ‘안전운임제’ 대신 강제성이 완화된 ‘표준운임제’가 도입된다.
6일 국토교통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화주, 운수사, 차주,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물류산업 발전협의체를 운영했으며 여기에서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 방안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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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 때 경찰이 화물이동 상황을 살피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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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일몰된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을 위탁하는 기업인 화주와 운송사 사이에는 ‘안전운송운임’을, 운송사와 화물차 기사 사이에는 ‘안전위탁운임’을 정해 강제하는 구조다. 최소 운임으로 규정한 안전운임보다 적은 운임을 지급하면 건당 5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반면 새로 도입하는 표준운임제는 운송사가 화물차 기사에게 주는 운임은 강제하지만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에는 강제성을 두지 않고 매년 지침 형태로 제시한다. 이럴 경우 화주는 자율적으로 운임을 정해 운송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표준운임제는 과거 안전운임제처럼 컨테이너·시멘트 품목에 한해 2025년 연말까지 3년 일몰제로 시행된다. 국토부는 성과를 분석한 뒤 앞으로 이 제도를 지속할 것인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화물연대와 운송사 등은 이 조치가 대기업 화주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아울러 국토부는 그동안 심각한 사회문제가 지적됐던 지입제도 개선을 위해 운송기능은 수행하지 않은 채 지입료 등만 챙기는 운송사(지입전문회사)를 시장으로부터 격리하기로 했다. 특히 운송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일감을 받지 못한 차주에게는 개인운송사업자 허가를 내주는 한편 물량을 제공하지 않은 운송사에 대해서는 감차 처분을 내린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지입계약 때는 운송사가 아니라 차량의 실소유자 명의로 등록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동안 화물차주는 지입계약이 끝난 뒤 명의를 다시 이전받는 과정에서 번호판 사용료 미반환, 지입차량 변경비·명의이전비 요구 등 운송사의 부당한 행위에 시달리는 일이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번호판 사용료가 통상 2000만 원~3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불공정 사례 근절을 위해 차주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보장했다.
이번 방안에는 화물차주에 대한 운송사의 ‘갑질 행위’ 근절 대책도 포함됐다. 위·수탁 계약 체결이나 차량 교체 때 부당한 돈을 요구하면 규모에 따라 계약무효 조치와 함께 감차 등의 행정처분을 한다. 불법 위수탁 계약, 부당 운임 지급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한 ‘공정계약 신고센터’도 설치한다.
이밖에 이번 방안에는 운송사의 직영 확대 유도, 과학적이고 공정한 운임제 운영체계 마련, 화물차주 처우 개선, 낙하사고 처벌 강화를 통한 화물차 교통안전성 제고 등도 들어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화물운송산업의 정상화로 국민이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받고 열심히 일한 화물차주가 공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