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 끝나자마자 ‘이순호설’ 제기
- 금융연구원·인수위 자문위 지내
- 임명 땐 10년 만의 비관료 출신
- 사전 접촉·관치 논란 불가피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다. 2013년부터 3연속으로 예탁결제원 사장을 맡았던 현직 금융위원회 1급(고위공무원 가급) 출신들이 이번 공모에 1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국제신문 지난 1일 자 10면 보도)도 캠프 인사가 이미 내정됐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예탁결제원 사장 공모에 윤 대통령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은행 전문가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자 11명 중에서 이순호(56·사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이 거론된다. 이 실장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총괄한 경제 분야 싱크탱크 중 한 명이었다. 금융연구원에 재직하며 캠프의 경제·금융 정책 공약 발굴 업무를 맡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인수위 비상임 자문위원도 지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내정설’은 공모가 마감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임원추천위원회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됐다. 이에 예탁결제원 안팎에선 이미 내정자가 정해진 상태로 공모를 진행한 것 아니냐며 ‘사전 접촉’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장 선임 절차가 미뤄진 것도 의혹을 키운다. 현 이명호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말까지였다. 통상 선임 절차가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말께 공모가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공모는 이례적으로 연기돼 지난달 24일에야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공모 신청이 마감됐고, 현재 임추위에서 서류·면접 등 절차가 진행 중이다.
3연속 사장 직위를 차지했던 금융위 고위 관료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모피아’ 논란에도 최근 선임된 예결원 사장 3명은 모두 금융위 고위 관료 출신이었다. 이명호 현 사장은 구조개선정책관 자본시장조사심의관, 이병래(21대) 직전 사장은 보험과장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금융정보분석원장, 유재훈(20대) 전 사장은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으로 금융위에서 일했다. 예탁결제원 정관상 사장은 공모 후 임추위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최종적으로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이 실장이 최종 확정되면 예탁결제원 사장은 10년 만에 비관료 출신이 맡게 된다.
노조는 “전문성 없는 인사를 내정했다”고 반발했다. 이 실장은 은행과 정책금융, 디지털 혁신 등을 전공해 예탁결제원 업무와 직접 연관성은 없다. 예탁결제원은 주식과 채권 예탁 업무를 담당한다. 예탁결제원 노조 관계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후보를 내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이르면 7일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아직 공모 절차가 많이 남았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