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지방거점 신도시인 부산 ‘해운대 그린시티’에 대한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7일 국토교통부는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이 지난 곳(100만 ㎡ 이상)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한 뒤 개발 때 각종 혜택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세부 대상은 수도권 택지지구, 지방 거점 신도시 등이다. 택지지구 한 곳이 100만 ㎡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라도 인접한 2개 이상의 택지 면적이 100만 ㎡를 초과하면 대상이 된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발표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초안에 담겼다. 이 법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중 발의된다.
특별법은 오래전에 조성된 우리나라 계획도시는 대부분 고밀 주거단지여서 자족성이 부족한데다 기반시설이 노후화돼 광범위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특히 ‘도시정비법’이나 ‘도시재생법’ 등 현행 법률 체계로는 이런 요구를 수용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점도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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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그린시티’ 전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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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6년 입주가 시작된 부산지역 최초의 계획도시인 해운대 그린시티에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곳에는 준공된 지 20년이 넘는 아파트가 370여개 동(2만9000여 가구)에 이른다. 이는 전체 아파트의 90% 수준이다. 이 때문에 조성 당시의 ‘해운대 신시가지’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지금은 부산의 대표적인 노후지역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현재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조합을 설립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시도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특별법이 시행되면 체계적인 정비가 가능해 지역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별법 초안에는 국토부가 수립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기본방침’과 지자체가 만드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기본계획’의 근거를 명확하게 했다. 우선 기본방침에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의 목표, 기본방향 및 전략, 기반시설 확보, 이주대책 수립, 선도지구 지정 원칙, 도시 재창조 사업 유형 등이 제시된다. 기본계획에는 노후계획도시의 공간적 범위, 해당 지역 내 특별정비 구역 및 선도지구 지정계획, 기반시설 확충 및 특례 적용 세부 계획 등이 담길 예정이다. 부산 등 광역자치단체장은 별도 승인 없이 국토부 장관과 협의해 기본계획을 세우면 된다. 기본계획 수립 등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은 국가나 지자체가 지원한다.
이어 특별법 초안은 이를 바탕으로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대규모 단지 통합정비, 역세권 복합·고밀개발, 광역교통시설 확충, 이주단지 조성 등 도시 기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이 이뤄진다. 특별정비구역은 주민 지정 제안 또는 지정권자 직권으로 지방위원회 심의 및 시·도지사 협의를 거쳐 지정·고시된다.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각종 특례가 주어진다. 우선 자족기능 향상, 대규모 기반시설 확충 등 사업의 공공성이 확보되면 안전진단 없이 곧바로 특별정비구역 지정·계획수립 등 사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또 양질의 주택 공급이라는 현 정부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용적률(최대 300% 상향)과 용도지역 등 도시·건축규제를 완화한다. 리모델링을 한다면 특별정비구역 내 세대수 추가 확보 효과를 고려해 현행(15% 이내)보다 세대수 증가를 더 허용해준다. 통합심의 절차를 적용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도 특별법 초안에 담겼다. 이때에는 건축법, 경관법, 국토계획법, 광역교통법 등 개별사업법에서 정하는 인·허가 등이 한꺼번에 이뤄진다.
이 밖에 특별법 초안에는 민간 시행자(조합) 및 공공기관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 범위, 이주대책 수립 및 신속한 이주단지 조성 추진, 초과이익 환수와 활용처 제시 등도 포함됐다. 특히 특별정비구역은 각종 특례 집중으로 초과이익 발생이 확실한 만큼 환수금액을 공공임대주택 건설 이외에 공공분양, 기반시설 확충, 기여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