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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전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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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부산 울산지역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 설치’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고리원전의 ‘영구 핵폐기장화’를 우려하는 탈핵·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국내 첫 경수로 건식 저장시설 건설
한수원은 7일 서울 중구 방사선보건원에서 이사회를 열고 ‘고리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9개월 만에, 같은 해 8월 한수원 황주호 사장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임시 저장시설(건식 저장시설) 설치 근거가 한수원 내에 마련된 것이다.
국내 원전은 중수로 원전(heavy water reactor)인 월성 1~4호기를 빼고 모두 경수로(light water reactor) 방식으로 가동된다. 고리원전처럼 경수로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습식 저장시설(물속에 저장하는 방식)에 보관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물속에서 이를 꺼낸 뒤 외부에 저장할 콘크리트 구조물, 즉 건식 저장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고리원전 습식 저장시설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추가 저장시설 건설(건식 저장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의 판단이다. 고리원전 포화 시기는 2031년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이 결정된 상황이어서 포화 시기는 이보다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건식 저장시설은 고리원전 부지 내에 위치하게 된다. 국내 원전 부지에 경수로 건식 저장시설이 건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된 금속 용기를 건물 안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설계와 인허가·건설 등 총 7년의 사업 기간이 소요된다. 한수원은 “고리원전본부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량이 포화되기 전인 2030년 운영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한수원, 안건 의결 과정도 논란산업부와 한수원은 2021년 12월 의결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2차 기본계획)’에 따라 중간 저장시설과 영구 저장시설이 건설되면 건식 저장시설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지체 없이 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건식 저장시설의 용량도 중간 저장시설 가동 전까지 필요 최소량인 ‘사용후핵연료 2880다발’ 규모로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탈핵·환경단체는 고리원전이 영구 핵폐기장화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영구 저장시설은커녕 중간 시설 부지를 확보하는 작업조차 ‘국가적 난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건식 저장시설 내 사용후핵연료 보관 기한(2043년)을 법으로 정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이 역시 중간·영구 저장시설 확보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의 안건 의결 과정도 비판을 받는다. 당초 한수원은 해당 안건을 지난해 10월 처리할 예정이었다. 당시 사외이사 6명 대부분이 원전 지역에 미칠 영향과 시민단체·주민 등의 반발을 고려해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이에 한수원은 안건 처리를 보류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당시 사외이사 6명 중 1명을 제외한 5명 전원이 교체된 상태에서 의결이 이뤄졌다. 교체된 사외이사 5명 중 일부는 원전 분야와 무관한 인사다.
각종 논란에도 황주호 사장은 “건식 저장 방식은 원전을 운영 중인 33개국 중 24개국이 채택한 안전성이 입증된 저장 방식”이라며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뿐 아니라 의도적인 항공기 충돌에도 시설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강화된 규제 기준을 준수해 설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