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벡스코는 “요구 과도” 교체 무게
벡스코가 자회사인 벡스코시설관리의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시설관리 측과 갈등을 벌이고 있다. 벡스코는 겉으로는 시설관리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가 다가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설관리 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사건건 맞부딪히는 것에 불편함을 느껴 교체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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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 전경. 벡스코 제공 |
1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벡스코시설관리는 벡스코 제1·2전시장 오디토리움 컨벤션홀 누리마루APEC하우스 등의 시설관리 주차경비 환경미화 부대사업을 담당한다. 직원은 167명으로 벡스코(80여 명)의 2배에 달한다. 벡스코시설관리 김도강 대표는 용역사 대표로 있다가 2019년 5월 2일 자회사인 벡스코시설관리로 법인이 설립되면서 대표로 선임됐다. 임기는 2년으로 1년씩 2번 연임해 올해 취임 4년째다.
벡스코가 김 대표의 교체에 무게를 실은 것은 용역사에서 자회사로 승격된 이후 직원의 임금과 성과급뿐만 아니라 사내 복지에서도 벡스코와 비교하며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벡스코 관계자는 “두 회사는 엄연히 독립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등 수입원을 모두 모회사에 의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벡스코시설관리 측은 그동안 직원의 처우 향상 등을 대변해 온 김 대표가 연임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벡스코에 비해 열악한 임금이나 복리후생의 개선을 위해 김 대표가 그동안 나서줬는데 벡스코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표로 교체하면 그동안 개선된 조건들조차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벡스코시설관리 배학돈 노조위원장은 “신임 대표를 공모하는 쪽으로 결정나면 출근 저지 등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결격사유가 없는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벡스코시설관리 노조는 부산시에도 김 대표의 연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보냈다.
두 회사 간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독립된 법인이지만 사실상 예산과 권한 등이 벡스코에 집중돼 있는 구조에서 비롯됐다. 벡스코시설관리의 한 해 예산은 약 70억 원으로 벡스코가 집행한다. 벡스코 관계자는 “예산을 고려할 때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항이 있어 조율 중”이라며 “각 회사의 경영 상황에 맞게 임금과 복리후생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벡스코시설관리 업무상 수익을 내기 어렵고 예산이 벡스코에서 내려오는 상황에서 임금협상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