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연간 영업적자 규모가 역대 가장 많은 33조 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사상 최대치였던 올해 1분기 전기요금 인상 폭(㎾h당 13.1원)은 2분기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전은 지난해 1~4분기 누적 영업손실(연결 기준)이 32조603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액이다. 직전 최대치였던 2021년(5조8465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5.6배나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만 봐도 영업손실은 10조7670억 원에 달했다. 분기 기준으로 종전 최대 영업손실 기록은 지난해 1분기 7조7869억 원이었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한전 매출액은 전력판매 증가와 요금조정 등으로 2021년(60조6736억 원)보다 10조5983억 원(17.5%) 증가한 71조271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중 전기판매 수익은 2021년(57조3086억 원)보다 15.5% 증가한 66조1990억 원을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증가한데다 총 3차례(4·7·10월)에 걸쳐 판매단가가 11.5% 올랐기 때문이다.

한전 제공

하지만 영업비용은 연료 가격 급등 등으로 2021년(66조5201억 원)보다 37조3552억 원(56.2%)이나 급증한 103조7753억 원을 기록했다.

벌어들인 돈(전기판매 수익 등)보다 나간 돈(영업비용 등)이 더 많아지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한전 자회사의 연료비와 민간 발전사들의 전력 구입비는 각각 34조6690억 원과 41조917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9조4929억 원, 21조6190억 원)과 비교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전은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연료 가격이 급등했다”며 “이에 따른 전력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도 2배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건전화 계획에 따른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 시기 조정 ▷비용 절감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5년간 총 20조 원(한전 14조3000억 원, 그룹사 5조7000억 원)의 재무 개선을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아울러 한전은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원가주의 원칙에 따른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세 차례 전기요금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 요금도 ㎾h(킬로와트시)당 13.1원 올린 바 있다. 이 인상 폭은 역대 최대 규모다.

한전의 연간 영업적자 규모가 30조 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수준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