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생산직 신규 채용을 위한 서류 접수 첫날인 2일 지원자 폭증으로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연봉 ‘1억 원’에 육박하는 신의 직장으로 알려지면서 취준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생산직 서류 접수 첫 날인 2일 오전 현대차 채용사이트에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 홈페이지 캡쳐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생산직 서류지원에 약 2만 명이 일시에 접속하면서 오전 10시께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이런 현상은 오후까지 계속돼 접속과 끊김이 이어졌다. 지원자 사이에서는 이런 상황이라면 서류 접수 마감일(3월 12일 밤 9시)까지 10만 명 정도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전기차인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차 생산직 신규채용에 지원자가 폭증하는 것은 여느 직장보다 훨씬 높은 처우 때문이다. 생산직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9600만 원이었다. 주말 특근 수당을 더하면 1억 원을 훌쩍 넘기는데다, 만 60세 정년 보장과 정년 후에도 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다. 자녀 수와 상관없이 대학 학자금도 전액 지원된다. 무엇보다 현대차 가운데 G90을 제외한 전 차종을 2년마다 최대 30%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복지 혜택은 현대차 직원만의 특권이다.

이런 점 때문에 취준생은 물론 기존 직장인 사이에서도 ‘신의 직장’ ‘킹산직(생산직의 왕)’이란 별칭까지 생겨났다. 신입 생산직이라도 초봉이 대략 5000만 원 정도 인 데다 특근수당 등을 포함하면 7000만 원대로 알려져 있다.

신입채용 지원자격은 고졸이상, 연령·성별 무관이지만 대졸자나 경력직들도 대거 지원할 것이란 얘기도 돈다. 서점가에는 현대차 기술직 수험서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취업준비생 인터넷 카페에는 ‘생산직 합격 족보’와 ‘현차고시’ 등 합격 정보가 공유되면서 높은 인기를 끄는 중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노조 자녀들 채용이 예정된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의혹도 나온다. 예전 현대차 노조 조합원의 자녀에게 채용 특혜를 주는 조항이 있었지만, 실제로 시행된 적이 없어 2019년 이 조항을 단체협약 교섭에서 삭제한 바 있다. 현대차 노사 모두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아래 채용을 진행할 것을 공언한 상태다.

면접은 2개 차수로 진행되며 1차수는 4월부터 6월 초까지, 2차수는 5월부터 6월 말까지 각각 실시된다. 각 차수별 1차 면접, 인적성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 등을 거쳐 7월 중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며, 입사 교육 등을 거쳐 9~10월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생산직 채용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2024년까지 기술직 700명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400명, 내년에 300명을 채용한다. 현대차는 이번 채용을 ‘모빌리티 기술인력 채용’으로 규정하고, 다양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