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지역경제 활성화 조항
- 공정위 “사업자 차별” 손 볼듯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을 우선 구매하도록 권장한다’는 내용의 조례·규칙이 사업자 차별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체 간 경쟁을 제한하거나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들 조례·규칙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행 중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지자체의 경쟁 제한 및 소비자 이익 제한 조례·규칙 196건을 올해 개선 과제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조례·규칙 개선은 공정위가 지역 시장의 경쟁 촉진과 소비자 권익 보호 등을 위해 매년 진행하는 사업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49건과 179건이 선정됐다. 올해 부산(13건) 울산(6건) 경남(15건)의 개선 과제는 총 34건이다. 지자체별 개선 과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역 건설자재 ▷지역 출판 간행물 ▷지역 전통시장 물품 ▷지역 전통주 ▷지역 생산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거나 사용하도록 하는 현행 조례·규칙이 사업자 차별에 해당한다고 봤다. 가령 ‘도지사는 공공기관 물품을 지역 전통시장 등에서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례·규칙이 있는데, 이런 조항은 사업자 간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해당 조례·규칙에서 ‘우선’이라는 표현을 빼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문성 있는 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의 특수성이나 비수도권 업체의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인 평등’만 대입했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나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간 공정위는 매년 조례·규칙 개선 과제를 발표하면서 ‘지역 기업 우대’와 같은 조례를 이미 폐지한 바 있다. 결국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사회적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매년 일률적인 잣대만 대입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