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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저지·재공모…尹정부 첫 부산 금융공기업 인사 파행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3-03-05 20:25:5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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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탁결제원

- 임기 시작 이순호 신임 사장
- “尹 캠프 출신 낙하산 안돼”
- 노조저지로 첫날 출근 불발

# 주택도시보증공사

- 사장 최종후보 박동영 자진낙마
- 재공모 등 감안 최소 7개월 공백
- “보증사기 판치는데…” 비판 여론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지는 부산 이전 금융공기업 사장 인사가 극심한 파행을 빚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예탁결제원 본사가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구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이순호 사장의 출근을 가로막고 있다. 예탁결제원 노조 제공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힘써야 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빌라왕’이 활개 치는 상황에도 사장 공백이 길어져 비판 여론이 거세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한국예탁결제원(예결원) 이순호 사장은 노조 반발에 가로막혀 임기 개시일부터 출근에 실패했다.

정부가 하루빨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진다.

5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박동영(전 대우증권 부사장) 내정자가 주주총회 통과 후 돌연 자진 사퇴(국제신문 지난 1일 자 3면 등 보도)하면서 HUG 사장 자리는 최소 7개월 이상 공백으로 남게 됐다. HUG 사장 공백은 5개월 전부터 발생했다. 2021년 4월 문재인 정부 때 부임한 권형택 전 사장은 국토교통부 정밀 감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10월 임기를 1년 6개월 남기고 사퇴했다. 당시 그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다”고 했지만 현 정부의 ‘표적 감사’ 의혹이 일었다. 권 전 사장은 송영길 전 인천시장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HUG는 이후 이병훈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면서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고, 지난달 초에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면접을 거치며 새 사장 선임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또다시 최종 후보자였던 박 내정자가 국토부 장관 제청을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해 사장 공백이 더 길어지게 됐다.

통상 HUG 사장 공모는 ▷서류 접수 ▷HUG 임추위 서류 평가 및 면접 ▷기재부 공운위 면접 ▷주주총회 ▷국토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등의 과정을 거친다. HUG 관계자는 “공모 시작일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공모를 다시 시작하면 최소 2~3개월가량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금까지 끈 시간을 더하면 HUG 사장 공백은 짧게 잡아도 7, 8개월가량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부산진구 서면 일원에서 오피스텔 전세 사기 피해가 잇따르는 등 ‘깡통전세’ ‘빌라왕’을 비롯한 보증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정작 관리 기관 수장 공백 사태 해결은 하세월이어서 서민 우려가 커진다. HUG 내부를 통솔하며 조직을 추슬러야 할 수장의 부재에 지역 금융계의 실망감도 크다.

HUG와 함께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된 예결원도 난맥상이다. 지난달 28일 선임된 이순호 사장의 임기 개시일은 지난 3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첫날부터 노조의 출근 저지로 사장실에 앉지 못하고 인근 사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 사장은 이날 예결원 본사가 있는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로 들어가려다가 입구를 막아선 노조 조합원과 15분가량 승강이하다가 결국 물러섰다. 노조는 그동안 “이 사장 경력이 예결원 업무에 부합하지 않다. ‘낙하산 인사’다”고 맞서 왔다. 이 사장은 은행과 정책금융, 디지털 혁신 등을 전공했다. 하지만 예결원은 주식과 채권, 예탁 업무를 담당해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또 이 사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 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으면 예결원 업무 정상화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당분간 이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예결원에 관심이 있어 지원했고, 절차에 따라 선임됐다”며 “노조에서 여러 문제를 제기한 것을 잘 안다.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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